"아이 낳으면 1억 지원, 어때요?" 정부가 물었다…국민들 대답은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4.04.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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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3640명 참여·댓글 1761개..권익위 "국민의견 수렴 차원"

/사진제공=국민권익위원회 /사진제공=국민권익위원회


정부가 자녀 1인당 출산·양육비 1억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두고 국민의견을 묻는 설문이 뜨거운 논란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7~26일까지 온라인 국민 소통창구인 '국민생각함' 홈페이지를 통해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구체적인 설문 문항은 △최근 사기업(부영그룹)의 출산지원금 1억원 사례와 같이 정부가 파격적인 현금을 지원해준다면 출산에 동기부여가 되는지 △1억원을 지급할 경우 연간 약 23조원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동의하는지 △출산·양육지원금 지급을 위해 다른 유사 목적의 예산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조사엔 총 1만3640명이 참여했으며, 관련 댓글도 1761개나 달리면서 화제가 됐다. 실제로 출산지원금 1억원 지급에 찬성하는 한 누리꾼은 "그동안 여러 방식으로 저출산을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출산율이 계속 떨어졌다"며 "직접 피부에 와닿고 도움이 될만한 정책이라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자녀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면 육아휴직 시 부담이 됐던 돈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어 맞벌이가정에서 미뤘던 출산을 적극적으로 할 것 같다"며 "조금 편한 마음으로 아이를 가질 듯하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 출산하는 것이 아닌 출산지원금을 받기 위해 출산하는 사례가 생길 것"이라며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사회적 문제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질적으로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 또 다른 누리꾼도 "1억을 준다고 부모들이 1년 동안 일을 관두고 애를 보진 않는다"며 "현금과 주택 지원 같은 지원으론 분명 한계가 온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돈 쓰는게 당장 쉬워 보이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장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그동안의 저출산 정책을 돌아보고 수혜자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효과적인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시행한 것"이라며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설문을 시행했다고 당장 정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수)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0.6명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있는 만큼 관련 조사가 필요했단 입장이다.

앞서 권익위는 설문에서 "그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유사사업 중첩·중복 내지, 시설 건립·관리비 등 간접 지원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제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반등의 조짐이 없다. 최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원 대비 658명(3.3%) 감소한 1만93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1년 월간 통계 작성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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