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하기관 재취업한 고위직의 민낯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8.09.11 08:14
3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준정부기관에 감독관청 출신 낙하산이 내려왔다. 한 달 뒤 예고되지 않은 관사 이전이 진행됐다. 7000만원이 더 필요했다. 멀쩡한 지역본부를 이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기서 빼낸 보증금으로 충당할 요량이었다. 2000만원의 이사비가 들었다.

국무조정실 감사가 시작됐다. 부적절하다고 한 몇 명은 소신 발언을 했다. 얼마 뒤 이들은 업무나 연고지와 무관한 인사발령을 통보받았다. 관사 이전 실무를 담당한 직원은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낙하산 측근 인사로 분류된 간부는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2개월 후 간부는 예상을 깨고 승진했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후 드러난 내용은 충격적이다. 직원들은 이미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소진공 내부청렴도는 6.56점으로 외부 8.13점보다 월등히 낮았다. 내부는 직원이 주는 점수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후 드러난 내용은 충격적이다. 직원들은 이미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소진공 내부청렴도는 6.56점으로 외부 8.13점보다 월등히 낮았다. 내부는 직원이 주는 점수다.

특히 부패사례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부당한 업무지시’(25.6%)였다. 권익위는 이를 토대로 42개 공직 유관단체 중 소진공에 최하위 등급을 줬다. 직원 스스로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원의 출장비 부당수령 문제가 드러났고 ‘회사는 아줌마를 원치 않는다’는 여혐 교재를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내부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조직은 본연의 임무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소진공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의 대표 지원기관임에도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것은 수동적인 조직의 민낯이다. 최저임금 이슈가 불거졌을 때 소진공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현장과 맞닿아 있는 소진공이 지금처럼 운영된다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강조하는 ‘혁신생태계’나 앞으로 나올 ‘자영업 종합대책’ 같은 노력은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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