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생보 설계사 80%가 손보상품 파는데 생보사는 몰라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8.09.11 03:41

전속 설계사 교차판매해도 소속 보험사에 보고 의무 없어…고용보험 의무화와 상충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의 80% 이상이 손해보험사 상품을 교차판매하고 있지만 생보사는 자사 설계사들이 어느 손보사의 어떤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어 문제로 지적된다. 교차판매는 특수고용직인 설계사의 자유로운 겸업 선택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보험 의무화는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을 강조해 정책간 상충 논란도 제기된다.

◇소속 보험사에 보고 의무 없는 교차판매=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손해보험협회 등록 설계사 중 생보사 소속의 교차등록 설계사는 8만7477명으로 집계됐다. 생보사 전체 전속 설계사(10만4854명)의 83%가량이다. 반면 생명보험협회 등록 설계사 중 손보사 소속의 교차등록 설계사는 1만5601명으로 손보사 전체 전속 설계사(8만548명)의 19% 수준에 그쳤다.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 생보사 상품은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판매가 까다로운 반면 자동차보험 등 손보사 상품은 구조가 단순해 생보사 소속 설계사들의 교차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교차판매는 생보사 소속 설계사가 한 손보사의 상품을, 또 손보사 소속 설계사가 한 생보사의 상품을 함께 팔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 시행에 따라 설계사의 소득 감소 우려가 부각되자 소득 보전 방안으로 2008년 도입됐다.


설계사는 교차판매를 원할 경우 각 보험협회에 등록만 하면 되고 소속 보험사에는 알릴 의무조차 없다. 예를 들어 A생보사 소속 설계사가 B손보사 상품을 팔고 싶다면 A생보사에 통보 없이 손보협회에만 등록하면 된다. 설계사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하자는 차원이지만 고용보험 의무화와 맞물려 보험사, 특히 생보사의 불만이 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속 설계사에게 사무실을 제공하고 교육과 단체 실손보험 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고용보험까지 들어줘야 하는데 정작 전속 설계사가 우리 상품 외에 어떤 회사의 어떤 상품을 얼마나 팔고 다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깜깜이’ 교차판매, 불완전판매 사각지대=교차판매는 교육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차판매 등록 설계사는 전속 설계사 대비 3분의 1 수준의 온라인교육만 이수하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반년에 한번 3시간의 보수교육(재교육)만 받으면 된다.

보험사의 교육 지원체계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각 보험사는 자사 상품을 교차판매하겠다는 설계사를 교육하기 위해 교차지원센터를 운영하는데 대형 보험사도 교차판매지원센터가 전국에 10곳이 안 된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교차판매 설계사의 규모에 비해 교육을 전담할 시설과 인원은 부족해 상품에 대한 교육이 충분하게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전속 설계사가 다른 회사의 어떤 상품을 팔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고객 개인정보 관리에도 허점이 생긴다. 전속 설계사가 교차판매한 보험의 가입 고객 정보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C생보사는 최근 금융감독원의 영업점 감사에서 D손보사 고객의 청약서가 발견돼 지적을 받았지만 자사 고객의 개인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설계사에 대해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제재를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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