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사람이 우선인 세상'..일터 사망사고 막아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8.09.05 16:21
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반도체라인에서 이산화탄소가 유출, 협력사 직원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함께 작업을 했던 동료 2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에서 이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심각한 일이다. 더구나 지난 2014년 3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소방설비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소화용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협력업체 직원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재발'했다는 점은 심각성을 더한다.

이번 사고의 초점은 '사고 원인'과 '피해자'에 우선 맞춰져야 옳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작업을 위해 6-3라인 지하 1층 화재진화설비 시설에 들어갔던 20대 청년이 왜 세상을 떠나게 됐는지에 대한 철저한 규명, 안전불감증에 대한 자성, 그리고 이에 대한 보상 및 대책이 다뤄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비극을 놓고 '뒷말'이 많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는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나서야 인지했다"며 "(삼성전자가) 소방기본법 19조에 명시한 현장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소방기본법 19조는 화재현장 또는 구조, 구급이 필요한 사고현장을 발견한 사람은 그 현장의 상황을 소방본부, 소방서 또는 관계행정기관에 지체없이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 목적과 취지는 신속한 구조를 위해 전문 구난자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의 조항이다.


삼성전자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은 당일 오후 1시55분. 삼성전자는 '신속한 구조'를 위해 신고 대신 자체적 해결을 택했다. 기흥사업장 내 사내소방대가 출동해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구출한 시간은 오후 2시10분경.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15분 만에 자체적으로 피해자들을 구조, 심폐소생술 시행 후 신속히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는 사고 당일 오후 3시48분 관할 소방서, 고용부, 환경청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모씨(24·남)가 숨진 지 5분 뒤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산업현장에서 1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순간부터 중대 재해로 판단, 즉각 노동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결과적으로 '소방기본법'은 준수하지 않은 반면, '산업안전보건법'은 글자 그대로 철저히 지킨 셈이다. 과연 삼성전자 사내 매뉴얼은 어떻게 대응할 것을 규정하고 있을까. 삼성전자는 관련한 질의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추후 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해 투명하게 밝히는 게 옳다. 대한민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부터 '안전한 사업장'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5일 울산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작업 도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더 이상 근로자가 일터에서 안전사고로 숨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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