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법이 허용한 가격 개입, 카드 수수료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8.08.28 15:57
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금융권에선 신용카드 수수료를 '동네북'으로 부른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8월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했고 최근 발표된 자영업자 대책에도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이 담겼다.

내년에도 수수료율이 인하된다. 금융당국은 카드 수수료 산정을 위해 카드업계와 조달금리 등 원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법으로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3년마다 점검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전문업법(여전법)은 '수수료율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하되 예외적으로 영세·중소 가맹점은 우대수수료율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민간이 파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지만 정부가 적정 가격을 직접 정하는 것은 카드 수수료가 유일하다. '관치의 화신'이라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조차 '반시장적'이라고 반대했을 정도다.

문제는 카드 수수료 인하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카드 수수료를 낮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금리 하락에 따른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절감이었다. 조달금리 하락은 2016년 카드 수수료 인하 때 첫째 근거였고 오는 11월 발표될 내년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카드 수수료 인하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카드 수수료를 낮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금리 하락에 따른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절감이었다. 조달금리 하락은 2016년 카드 수수료 인하 때 첫째 근거였고 오는 11월 발표될 내년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금리 상
김진형 금융부
승 추세로 이미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카드채 평균 발행금리는 연 2.7% 수준으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지속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3년 후 카드 수수료를 재산정해야 할 때는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오히려 올려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물론 그 때가 되면 정부는 또 다른 묘수를 찾아내 카드 수수료를 깎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반시장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문제라며 마케팅 비용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카드 수수료 개편을 위한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신용카드 수수료와 관련된 모든 이슈를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국민 반발이 큰 의무수납제(카드 결제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폐지를 꺼낸 것만으로도 정부로선 용감한 발상이지만 이참에 정부가 가격을 정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지금의 반시장적 체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고칠건 고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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