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실수가 인생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 2018.08.18 07:31

[줄리아 투자노트]

과거를 돌아보면 후회되는 일투성이다. ‘그때 왜 집을 팔았지’, ‘퇴직연금 펀드는 왜 이걸 골랐을까’,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한 번만 더 읽어보고 기사를 내보낼걸’. 후회하는 일은 투자 실수부터 실언이나 부주의한 언동, 인간관계의 문제, 업무 착오 등에 이르기까지 ‘버라이어티’하다.

잘못된 선택과 행동, 말들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후회가 뼛속까지 파고들며 나 자신이 한없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집 제목이 딱 내 마음이다.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자기 인생을 만들어간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가 나를 정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 실수가 내 인생을 결정짓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실수 자체보다 실수한 후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 실수가 마음과 인생을 헤집어놓지 않도록 하는 실수 후의 태도는 무엇일까.

1. 잘못을 수정한다=넷플릭스의 CEO(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1년에 DVD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분리해 따로 돈을 받기로 했다. 이 얘기를 들은 넷플릭스 회원이기도 한 친구가 “회원 계정을 둘로 나눠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지만 헤이스팅스는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다. DVD와 스트리밍 서비스에 따로 요금을 부과한지 3개월만에 회원은 80만명이 줄었고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헤이스팅스는 결국 서비스를 다시 하나로 통합했다.

실수를 했으면 사과하고 잘못한 말이나 행동을 고치면 된다. 이것이 실수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문제는 실수를 알고도 자존심이 상하거나 질책 받는 것이 두려워 잘못을 남들 앞에서 인정하지 못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실수를 인정하는 것과 혼자 속으로만 후회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공개적으로 시인하는 것은 보는 눈이 있어 잘못을 고치게 하는 힘이 있다. 혼자 후회하는 것은 마음 속으로 합리화하는 것으로 끝나기 쉬워 잘못을 수정하는 힘이 약하다. 실수를 수정하려면 먼저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2. 실수에서 배운다=버진그룹의 CEO 리처드 브랜슨은 버진콜라를 출시하며 음료시장에 진출했다.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했던 그는 기존 음료회사를 우습게 여기며 버진콜라의 성공을 자신했으나 폭망했다. 그는 이 실패 후 “기존 업체들이 졸고 있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조언은 쓸데없는 잔소리로 들릴 때가 많다. 실수해서 직접 몸으로, 마음으로 고생해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그 잘못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다. 실수하지 않고 배울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실수하고도 배우지 못한다면 최악이다.


3. 있어야 할 실수였음을 인정한다=저녁 약속 시간에 늦어 교열부에서 교정한 기사를 복사해 붙인 뒤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표출했다. 1시간 뒤 표출된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연락을 받았다. 실수로 엉뚱한 기사를 복사해 붙여 표출한 것이다. 서둘러 기사를 교체했지만 이미 ‘제목과 내용이 다르다’는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린 뒤였다.

잘못을 수정하고 서두르면 안 되겠다는 교훈도 얻었지만 실수한 나 자신이 용납되지 않아 기분이 나쁘고 우울했다. 계속해서 ‘내가 왜 그랬을까’를 되뇌며 그 실수 하나에 내 온 마음이 지배당했다. 그러다 이 실수가 내게 있어야 할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별다른 문제 없이 순탄하게 진행되자 안일하고 교만해진 내 마음 상태가 실수로 나타난 것이었다. 후배가 실수했을 때 야단쳤던 내 마음을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이 실수는 내게 일어났어야 하는 일이었다. 마땅히 있어야 할 실수였다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으며 담담해졌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중 하나는 세상에 우연이 없다는 믿음이다. 내게 일어난 사건 하나하나가 우주가 내게 던지는 메시지라는 생각이다. 우연은 없다는 관점에서 실수를 바라보면 그 실수는 더 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브레이크일 수도 있고 나를 훈련하기 위한 채찍일 수도 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하는 대신 ‘내게 있어야 할 일이었다’고 받아들이고 그 일을 우주의 메시지로 해석하면 위로가 된다.

4.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한다=실수를 만회하고 실수에서 배운다 해도 실수의 자국은 남는다. 그리고 때로 그 자국은 회복이 어려운 상처로 남기도 한다.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나름대로 수정했다 해도 그 잘못으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잘못에 대한 대가가 가혹할 정도로 크고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만한 돌이키기 어려운 실수로 뼈저린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 좌절되고 인생이 암흑 같아 살만한 가치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라도 실수로 사라진 좋은 것보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을 보며 감사해야 한다. 엄청나게 파국적인 실수는 아니지만 집을 판 뒤 집값이 올라 후회한 일이 있다. 나는 집을 팔아 엄청난 자산가치 상승의 기회를 잃은 것을 슬퍼했지만 집을 팔아 빚 없는 평안함 속에 소소하게 누린 작은 사치도 있었다.

'그래서 집 부자가 되는게 좋아 빚 없는 가난뱅이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게 나아?'라는 질문은 소용없다. 이미 이뤄진 선택으로 현실화된 결과 앞에서 남아 있는 것에 눈을 돌려 감사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떤 잘못으로 내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때라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에서, 영어 원문은 ‘내일은 또 다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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