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뚱뚱한건 나라 탓?"… 비만의 실체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남궁민 기자, 유승목 기자, 김민우 기자, 이재은 기자 | 2018.08.06 05:30

[뚱뚱한국, 비만과의 전쟁](종합)

편집자주 | 흡연, 음주 다음은 ‘비만’이다. 정부가 연간 10조원 이상 사회적 비용을 일으키는 비만과의 전쟁에 나섰다. 편견을 만들고, 소득에 따라 양극화되고, 다음 세대에까지 대물림되는 비만의 실체는 뭘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자기관리 문제로만 치부돼온 비만을 사회·경제·영양학적 측면에서 깊이 따져봤다.


"게으르니 살찌지"…뚱뚱한게 죕니까?


[뚱뚱한국, 비만과의 전쟁-①]독박육아에 살쪘더니 "자기관리 못하니?"…면접서 "의지 약한 것 아니냐" 핀잔도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여태 안 일어났니? 그렇게 게으르니 살이 찌지."
"또 먹어? 그래 가지고 언제 살 뺄래. 그렇게 자기관리가 안되서. 쯧쯧."

고등학교 2학년인 한승주양(17·가명)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다. 그의 키는 162cm, 몸무게 75kg. 신체질량지수(BMI)는 28.58로 '비만'이다. 고1 때 학업 스트레스로 살이 10kg 이상 쪘다. 특히 습관처럼 달고 산 편의점 야식, 탄산음료는 지방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반에서 중상위권 성적으로 공부도 곧잘 하지만, 1년새 자신감은 급추락했다. 이런저런 편견의 말들 때문이다. 어디서 "돼지야~"라고 부르면 돌아볼 만큼 이 소리는 일상이 됐다. 또 주위 사람들은 많은 일들을 '비만'과 연결 지었다. 몸살로 아플 때도 "살 쪄서 자주 아프고 그런 것"이란 말을 들을 땐 서럽기까지 했다.

한양은 "공부한다고 독서실·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살이 쪘는데, 마치 죄 지은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게으르고 못났고 자기관리도 안되고 한심한 사람이 됐다"고 토로했다.

살찐 사람을 고개 숙이게 하는 사회 편견이 서럽다. 대다수가 '비만'을 여전히 개인 문제로 치부해 차별하는 것. 뚱뚱한 사람들은 자기 절제를 못하고 능력도 떨어지고 심지어는 성격까지 나쁘다며 색안경을 끼고 본다. 하지만 이를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로 여기고 정부 차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지난해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BMI 25 이상인 '비만유병률'은 2005년 31.3%에서 2016년 34.8%로 늘었다.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인 셈이다. 체질량지수가 30이 넘는 고도비만율도 2011년 4.3%에서 2016년 5.5%로 높아졌다. 특히 남성 비만율은 2005년 34.7%에서 2016년 42.3%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흔한 질병이 됐지만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살찐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그것. 이에 '비만' 보다 '비만을 바라보는 시선'과 싸우는 이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주부 유은정씨(34·가명)는 지난해 말 첫 아이를 출산한 뒤 몸무게가 8kg 불었다. 이후 육아에 전념하느라 밤잠도 설치고 끼니도 맘 편히 챙겨먹지 못했다. 운동은 그야말로 사치였다. 유씨 시어머니는 그런 그에게 "애 낳고 살이 많이쪘네. 자기관리를 못해서 그런다. 요즘 출산하고도 날씬한 애들도 많던데"라며 핀잔을 줬다. 그 말을 들은 뒤 유씨는 펑펑 울었다. 그는 "독박 육아 시달리는 것도 힘든데 뚱뚱해진 것도 한심하다 나무라니 서러웠다"며 "운동할 시간도 없고 밥도 그야말로 아무거나 막 먹는다. 비만이 왜 내 탓이냐"고 하소연 했다.

취업준비생 서모씨(27)는 지난달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빠듯한 생활비를 아껴 식욕 억제 한약까지 처방 받았다. 그야말로 살과 독한 전쟁 중이다. 다이어트 결심 계기는 한 기업 면접에서 들은 질문이었다. 한 면접관이 "본인이 왜 살을 못 뺐다고 생각하느냐. 의지가 좀 약한 것 아니냐. 회사 일은 잘할 수 있곘느냐"고 물어본 것. 이에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면접은 낙방했다. 서씨는 "살이 쪘다고 의지가 약한 게 아닌데 그렇게 보는 시선 때문에 속상했다"며 "살쪄서 불행하다고 처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만에 대한 편견은 사회 문제다. 관련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 연구팀은 지난 2015년 미국·캐나다·호주 등 28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는 가장 큰 이유가 '비만'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응답자 50%가 '비만'을 꼽았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뚱뚱해지면 안된다"는 불안을 증폭 시킨다. 그래서 정상체중임에도 뚱뚱하다 인식하게끔 한다. 권진원 경북대 약대 교수와 박수잔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19세 이상 성인 4만3833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성 60.5%, 여성 66%가 정상 체중이었지만, 스스로 그렇게 여기는 비율은 각각 39.5%, 40.6%에 불과했다.

닐슨이 발간한 '건강과 웰빙에 관한 글로벌 소비자 인식 보고서'에서도 자신이 과체중이라 인식한 한국인은 60%로 세계 평균(49%)보다 10%포인트(p) 더 높았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이어지도록 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비만을 더욱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비만->안 좋은 인식->편견·차별->대인기피, 운동부족->비만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코네티컷 대학 러드 센터 레베카 M. 펄 박사가 비만 여성 24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응답자 79%가 '비만'으로 낙인 찍힌 뒤 과식을 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었다. 응답자 75%는 다이어트를 거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비만인들이 문제가 아니라, 편견과 차별이 실제 안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강재헌 백병원 교수는 "비만인은 자기절제 못하고 맨날 누워만 지내는 사람 그렇게 보는 인식이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실제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인이 능력이나 노력이 떨어지지 않음에도, 진학·입사, 배우자를 만날 때 편견이 작용해 불이익이 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개인 문제로 치부되는데, 그렇게 하면 해결이 안된다. 비만은 사회적 문제"라며 "많은 선진국들이 국가 차원서 관리를 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비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형도 기자



'먹어서 찐다'?…가난해서 찝니다


[뚱뚱한국, 비만과의 전쟁-②]비만은 자기관리 실패? 소득 낮을수록 비만율↑…"비만은 사회문제, 인식 바꿔야"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 강남구 23.6% vs. 강원 철원군 40%. 지역과 소득에 따라 비만율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단지 자기관리의 문제로 여기던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성인 비만율(체질량지수 25 이상)은 28.6%였다. 정부는 현재 5% 내외인 고도비만율(체질량지수 30~35)이 2030년이 되면 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소득·농촌 비만율↑…'비만의 대물림'도 뚜렷


전반적으로 비만율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이지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과 재산을 반영한 건강보험료 분위와 비만율을 대조해 보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의 고도비만율(BMI 30∼35)은 5.12%로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고소득층에 속하는 19분위는 3.93%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초고도비만율(체질량지수 35 이상)도 1분위가 가장 높았으며, 20분위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비만율은 지역에 따라서도 큰 편차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평균 소득이 높은 도시 지역이 낮은 비만율을 보였고, 농촌지역은 비만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2016년 기준 비만율이 가장 낮은 기초단체는 △서울시 강남구(23.6%) △서울시 서초구(23.7%) △경기 성남시 분당구(24.4%)가 차지한 반면 가장 높은 곳으로는 △강원 철원군 (40%) △강원 인제군 (39.3%) △인천시 옹진군 (39.1%)이 꼽혔다.

비만율은 한 도시 안에서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나란히 최저 비만율을 기록한 반면 상대적으로 평균 소득이 낮은 금천구(29.2%), 강북구(28.3%), 중랑구(28.2%)는 비만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격차가 만들어낸 식단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강재헌 백병원 교수는 "영양이 많고 열량은 낮은 건강한 식품은 정크푸드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며 "식비에 여유가 없는 계층은 불균형한 식사를 하기 쉽고, 자연스레 높은 비만율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운동에 드는 비용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의 운동 부족도 비만을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비만의 대물림'도 계층간 비만율 양극화를 강화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인 자녀의 비만율은 14.4%로 부모가 모두 비만이 아닌 자녀(3.16%)의 4.55배에 달했다. 비만도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셈이다. 강재헌 교수는 "자녀는 부모의 식습관 등 생활습관 전반을 공유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기 쉽다"면서 "비만이 될 경우 의료비가 높아지고, 경제활동에도 지장을 받기 때문에 저소득층을 빈곤의 악순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만=개인 문제' 인식 바꿔야…저소득층·아동 대책 집중

비만이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계층 양극화를 일으킨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정부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2015년 기준 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심각성을 분석했다. 특히 정부는 저소득층과 아동·청소년에 대한 비만 예방을 집중해 각종 예방·검진·치료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강재헌 교수는 "지금까진 비만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자기관리 실패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만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비만세(Fat tax. 포화지방 함량이나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에 부과하는 세금)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을 담배·술 같이 해악이 큰 제품으로 간주해 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이다. 2011년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포화지방에 세금을 부과하는 비만세를 도입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영국, 인도, 헝가리 등에서도 비만세를 도입했다. 다만 비만세는 이번에 발표된 종합대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소득층이 주로 소비하는 식품에 부과되는 세금이기 때문에 계층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만세를 통해 걷은 세금을 저소득층이 더 영양가 높은 식품을 구입하고, 비만을 치료하는데 쓰지 않을 경우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비만세를 도입했던 덴마크는 식품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커지자 시행 1년 만에 철회했다.

남궁민 기자



소아비만, 아빠의 유전자 때문?…편식에 운동은 뒷전 아니야?


[뚱뚱한국, 비만과의 전쟁-③]매년 증가하는 '소아비만'…불규칙한 생활습관·운동부족이 원인, 가정에서 관리해야


남달리 우람한 살집을 가진 어린이·청소년들이 늘고 있지만 '어릴 때 살이 쪄야 키도 큰다'는 생각에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비만은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비만은 엄연한 질병으로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소아비만, 성인병에 자존감 하락 불러=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비만율을 줄이기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심각한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 성인 비만율은 28.6%에 달한다.

비단 성인 비만만 문제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비만으로 자라는 청소년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소아청소년(만 6세~18세) 비만율은 2013년 10%에서 2016년 13.3%로 증가했다. 영유아(5~6세) 비만율도 7.68%로 매년 상승하는 중이다. 성장기 어린이·청소년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인 셈이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소아비만은 언뜻 보면 뚱뚱하다는 것 외에 큰 문제 없어 보이지만 성인병을 낳고 원활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심각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성인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지만 성장기에 발생하는 소아비만은 지방의 세포 수까지 늘어나 소아비만 청소년 80%가량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성인 비만에서 흔히 생기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대사중후군과 골관절 합병증 등 성인병도 쉽게 나타난다.

성장과 발육에도 치명적이다. 어른들이 으레 '살이 키로 간다'고 말하지만 사실 소아 비만은 성장판과 관절에 무리를 가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한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초경을 빨리 시작하는 등 '성조숙증'을 불러 성장을 일찍 마치게 하기도 한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인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에 비만인 학생이 성장이 끝날 시기에 오히려 더 작은 경우가 많은 이유다.


단순히 '살이 쪘다' 정도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사춘기 시절의 비만은 정서불안과 자존심 하락을 낳기도 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의 지난 2015년 발표에 따르면 소아는 비만을 '게으름', '둔함' 등 부정적 특성과 연관시키고 놀림과 차별의 대상으로 만든다. 이때문에 소아비만 청소년들은 또래에 비해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 식이장애 등의 문제를 겪는 등 삶의 질 자체가 하락하기도 한다.

◇비만이 유전 때문?= 이같은 소아비만의 원인에 대해 유전의 영향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비만 유전자를 타고 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 실제 건보공단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자녀가 비만을 보이는 경우가 14.4%에 달한다. 부모가 비만이 아닐 때 자녀가 비만인 경우(3.16%)보다 약 5배나 많다.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전자 차이는 비만에 어느정도 영향을 준다. 2016년 한정환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체내 신호전달물질인 S6K1이 유전자 변화에 따라 지방세포 수를 증가시켜 비만을 유도한다고 규명한 바 있다. 1994년 제프리 프리드먼 미국 록펠러대학교 교수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을 생성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른데 이는 부모에게 물려 받는 유전자의 차이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비만을 꼭 유전자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부모에게 물려받는 것이 꼭 유전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 자녀의 비만에는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생활습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 비만의 유전 요인과 가족 구성원의 환경 요인이 합쳐져 비만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식사 속도가 빠른 소아비만 자녀의 부모가 비만인 비율은 43.56%에 달했지만 부모가 비만이 아닌 경우는 2.7%에 불과했다. 빠른 식사 속도, 긴 TV시청 시간과 낮은 활동량 등 소아비만을 부르는 습관들은 대체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부모가 만드는 환경적인 요인도 소아비만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짐작할 수 있다. 강재헌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녀는 부모의 식습관 등 생활습관 전반을 공유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기 쉽다"고 말했다.

◇생활습관과 운동이 가장 중요= 불균형적인 영양과 의자에만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사회환경 이야말로 소아비만을 만드는 주범이다. 서구화된 식습관은 물론 각종 패스트푸드에 노출된 환경에서 운동 부족까지 이어지니 소아비만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아동 및 청소년 비만 대책 연구'에 따르면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섭취는 간접적으로 비만을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홀로 식사하는 습관이나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해소하는 습관도 비만의 위험도를 높인다. 최근 아침을 거르고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지난해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초등학생 68%, 중학생 78.5%, 고등학생 80.47%로 나타났다.

과도한 학업으로 인한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 수면 부족도 아이들을 비만으로 만든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연구팀의 '소아청소년 비만의 관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권장 운동량(주3회 이상 격렬한 운동) 실천율은 초등학생(52.0%), 중학생(31.4%), 고등학생 (22.0%)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처럼 적은 신체활동으로 인한 에너지소모량의 감소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수면 부족 역시 체지방 분해를 감소하는 작용을 하는 '코티솔'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비만 발생률을 높인다.

소아비만은 결국 올바른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가 배달음식이나 단순 당류의 간식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TV 시청과 스마트폰 등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간을 제한하고 신체활동을 통해 규칙적인 에너지 소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6세 이상 소아·청소년은 매일 60분 이상 수영, 자전거 등 평소보다 심장박동이 조금 증가하는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이 권장된다.

유승목 기자



'먹방규제'…비만세·설탕세까지?


[뚱뚱한국, 비만과의 전쟁-④]19대 국회서 '비만세' 발의…20대 국회는 신체활동·건강한 식습관'유도'에 초점

/사진=이미지투데이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7일 폭식을 조장하는 미디어(TV, 인터넷 방송 등),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 등을 규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에서는 '가이드라인'일뿐 강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19대 국회에서는 '비만세' 부과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20대 국회들어서는 식습관 개선과 신체활동 '유도'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5일 보건복지부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른바 국민의 비만을 관리하는 식생활·영양·신체활동 관련 법령은 △국민건강증진법 △국민영양관리법 △아동복지법 △식생활교육지원법 △국민체육진흥법 △생활체육진흥법 △학교보건법 △교육기본법 △학교급식법 △학교체육진흥법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등 11개다.

각 법안에 대한 소관부처 역시 역시 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 분산돼 있다.

각각의 법안은 국민의 식생활과 신체활동을 규제하고 강제한다기 보다는 사실상 '유도'하는 법안들이다. 복지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을 발표한 후 먹방규제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먹방규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먹방'과 비만과의 상관관계를 가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건강한 식품소비 유도하 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입장이다. 관련 법령 역시 건강한 식습관 교육, 신체활동 활성화, 건강 친화적 환경조성,고도비만자 적극 치료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도 이같은 흐름과 유사하다. 19대 국회에서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비만세'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다. 그러나 20대 국회들어 발의된 관련법안들은 사실상 비만 관리를 위해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강제한다기보다 '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영양관리법 일부개정안은 영양불균형을 막기위해 '영양소 섭취기준'이 국민건강증진사업, 학교급식 등 영양관리, 식품 영양표시 분야에 적극 활용될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식생활교육지원법 일부개정안 역시 지자체가 초·중·고등학생의 식습관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기위해 아침간편식을 제공하도록 하고 국가가 이에 필요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일부 강제적 규제를 가하는 법안들도 일부 발의돼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린이들이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초콜릿·사탕 등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대한 계산대 진열을 금지토록 하는 내용의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은 해석에 따라 '먹방규제'의 법적 근거로 이용될 수도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선정적·폭력적 영상 등을 규제하기 하기위해 사업자는 유통된 정보를 일정기간 보관토록 하는 법안(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선정적, 폭력적 방송에 대해 인터넷개인방송사업자가 유통을 차단토록 하는 법안(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 발의 돼있다. '먹방'을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라고 규정할 경우 먹방도 규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규제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도 없고 할 수도 없다"며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먹방 콘텐츠의 기준을 정립하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민우 기자


"먹방 간섭 말아라" vs "한국판 비만세 필요"…찬반 논란


[뚱뚱한국, 비만과의 전쟁-⑤] 복지부 "비만율 줄이려 먹방 가이드라인 개발"… "국가주의적 발상" vs "적극적 문제 해결" 논쟁

/사진=이미지투데이


비만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높아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먹방' 등 폭식조장 미디어·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규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6일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폭식을 조장하는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출연자가 직접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방송 프로그램) 등에 대해 모니터링 체계를 2019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비만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 건 비만 증가율이 심상치 않아서다. 우리나라의 2016년 기준 비만율은 34.8%였는데, 2022년 추정 비만율은 41.5%에 달한다.

자연히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기준 추산 손실액은 9조2000억원으로 10년 전인 2006년 4조8000억원보다 약 2배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고도 비만인구가 2030년 9.0%로 2015년 5.3%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사진=이동훈 기자

◇"먹방 규제? 국가주의적 발상"

정부의 '먹방 가이드라인'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비판 여론이 줄을 이었다. 비만 대책은 필요하지만, 먹방 규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만 방지를 위해 먹방 시청을 금지한다는 건 국가주의적 발상이고, 먹방 시청과 폭식 사이 상관관계도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먹방' 때문에 뱃살이 나온다고요? 그걸 규제한다는 정부가 국가주의 정부가 아니면 대체 뭡니까"라면서 "지금 시대는 개인과 기업은 자율적이어야 하고 자유로운 시민이 국가의 모세혈관이 돼야 하는 시대입니다. 남이 뭘 먹든 말든 놔둬야 합니다"라며 비판한 바 있다.

온라인에서도 김 위원장과 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누리꾼 wmin****는 "먹방을 시청할 자유와, 먹방을 방송할 자유가 개인에게 있다"면서 "이런 자유를 국가가 침해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담배와 술을 규제하는 건 그것들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해악이 명확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먹방이 이 두 가지처럼 악영향을 끼치나? 어떤 관련성이 있나?"라고 물었다. 즉 국민에게 해악이 명백한 경우 국가가 나서서 제한할 수는 있지만, 먹방의 해악이 증명된 바 없다는 논리다.

10만~30만명의 시청자를 보유한 먹방 BJ 양혜지씨도 같은 입장이다. 그는 27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먹방이 비만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먹방'에서 BJ가 먹는 걸 보며 먹는 즐거움을 대리만족하는 이들이 많다. 그냥 BJ가 먹는 걸 보는 것 자체에 만족한다. 먹방이 폭식을 야기하기보다 오히려 대리만족을 줘서 식욕을 조절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인 분들이 먹방을 봤기 때문에 비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먹방을 규제한다고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진=픽사베이

◇먹방 가이드라인, 해외 설탕세·비만세와 유사

반면 이 같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대한 찬성 여론도 적잖다. 세계 30여개 국가들이 비만세·설탕세 등을 도입하는 등 비만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에 나선 것처럼 우리 정부도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지난 4월 청량음료 대상으로 설탕세를 도입한 영국을 비롯, 핀란드·프랑스·태국·멕시코 등 전세계 30여개국은 이미 설탕세를 도입했다. 설탕을 비만의 주범으로 봐 비만율을 줄이기 위해서다.

비만세를 도입했던 나라도 있다. 앞서 덴마크는 2011년 세계 처음으로 비만세를 도입했다. 2.3% 이상 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식료품에 포화지방 1㎏당 16크로네(약 300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인접 국가에 원정쇼핑을 가는 등 실효성이 없어 1년 만에 폐지됐지만 세계 각국이 비만을 줄이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본보기가 됐다.

먹방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제도를 마련하는 게 긍정적이라고 본다. 누리꾼 cbts****는 "식습관이 잘못되면 건강에 크게 해가 된다"면서 "정부가 국민 개개인이 사적으로 먹는 것을 간섭하는 것도 아니고, 방송으로 찍어서 내보내는 것을 간섭한다는 것인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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