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편리하긴 한데"… '첫돌' 인터넷은행의 과제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변휘 기자 | 2018.07.10 04:30

[인터넷전문은행 1년](종합)

편집자주 |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1년을 맞았다. 지난해 4월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금융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고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편리성과 금리 혜택 등을 내세워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기존 은행과 뚜렷한 차별점을 찾지 못하며 최근 주춤한 모양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1년간의 성과와 한계점, 과제를 분석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 영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올림픽대로 세빛섬 FIC컨벤션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B-day에서 관계자들이 서비스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잘나가던 가계대출 정체…카뱅 성장세 급제동


[인터넷전문은행 1년]<1>갈수록 자산 성장세 둔화…기존 은행과 확실한 차별점 확보가 과제



‘신용대출 5분만에 1억5000만원, 비상금대출 60초만에 300만원.’

카카오뱅크(카뱅)는 기존 은행이 상상하지 못했던 파격 대출상품을 선보이며 출범 1년만에 가계대출 증가액에서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은 물론 수신과 회원수 증가세가 둔화되며 출범 1년만에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가계대출만 취급하는 카뱅은 지난해 7월27일 출범 이후 지난달말까지 11개월간 6조8100억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26조8298억원 대비 25%에 달하는 규모다.

카뱅은 이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에서 KEB하나은행(6조1274억원)과 우리은행(3조9351억원)을 넘어섰고 신한은행(7조1361억원)은 3261억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국민은행(9조6313억원)과는 2조8212억원으로 격차가 크지만 가계대출 부문에서는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은 건당 규모가 수억원인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가계대출 증가액의 59%를 차지한 반면 카뱅은 지난 1월말 출시한 전세 보증금 대출이 5%를 차지할 뿐 나머지는 모두 신용대출이다. 신용대출 취급에선 카뱅이 이미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카뱅의 월별 대출 증가액은 출범 직후인 지난해 8~9월 1조원대에서 10~11월 6000억~7000억원대로 줄었고 12월~올 1월 5000억~6000억원대, 올 2~5월 3000억원대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달에는 3000억원을 겨우 지켜 월별 증가액이 최저를 기록했다.

월별 수신 증가액도 지난해 8월에 2조원대에서 9~10월엔 9000억원대, 11~12월에 4000억원대로 감소한 뒤 올 1~3월 6000억~7000억원으로 증가하다 4월에 다시 47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5~6월엔 3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11개월간 카뱅의 예금 등 수신 증가액은 8조3000억원으로 각 시중은행의 증가액(16조~23조원) 대비 약 36~49% 수준이었다. 여신에 비해 수신 증가액은 시중은행과 격차가 큰 상태에서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이다. 고객수 증가세도 점차 줄어 지난 4월부터는 매달 16~18만명 늘어나는 그쳤다.

이 결과 전체 은행의 대출잔액과 수신잔액에서 카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81%와 0.77%로 미미한 수준에서 늘어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선 카뱅의 성장 둔화를 차별화의 한계에서 찾는다. 출범 직후엔 편리하고 빠른 비대면 거래와 기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 등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기존 은행들이 곧바로 모바일뱅킹 앱을 개선하고 상품 간소화에 나서며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카뱅이 지난 1월 야심차게 선보인 비대면 전세보증금 대출도 곧바로 다른 은행들이 따라 출시하며 별다른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기존 은행과 차별화를 금리 우대나 수수료 무료에서 찾다 보니 적자폭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카뱅은 지난해 10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업비용 1731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판매·관리비(754억원)와 수수료(553억원)로 지출됐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편의점 등에 설치된 ATM(자동화기기)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주고 이용하되 고객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다보니 수수료 적자가 발생했다.

이밖에 △2040 고객이 87%로 그 외 연령층 고객의 외면 △시중은행의 옴니채널(온·오프라인 결합) 영업이 강화되는 가운데 온라인 채널만 지닌 비대면 영업의 한계 △주담대 미취급 △기업금융 부재 △은산분리 규제 등도 성장 한계로 지목된다.

이런 한계 속에 향후 건전성 관리는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뱅은 출범 후 두차례 유상증자를 했음에도 자산 확대에 따라 자본적정성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뱅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말 13.74%에서 지난 1분기 10.96%로 떨어졌다.

출범 1년이 지난 후 카뱅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연체율 추이도 주목된다. 지난 1분기 말 카뱅의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04%와 0.03%로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인 각각 0.25%와 비교해 크게 낮았다. 하지만 이는 집행 후 1년이 지난 대출이 없는데다 대출잔액이 급격히 늘어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의 분모인 대출잔액이 커진데 따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윤경수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카뱅의 성공 여부는 출범 1년 후부터 본격적인 시험을 받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고객 확보와 상품 다변화, 건전성 관리 등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와 은산분리 규제 변화 등이 변수”라고 말했다.

한은정 기자



직원 1인당 대출실적 카뱅이 1등…순익은 마이너스


[인터넷전문은행 1년]<2>생산성, 인력·대출잔액 30~40배 많은 시중은행 압도…수익성이 고민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대출잔액은 카카오뱅크(카뱅)보다 40배 가까이 많지만 직원 1인당 대출실적은 카뱅이 가장 많다. 게다가 카뱅의 직원 1인당 연봉은 4대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을 뿐이다. 대출 생산성에선 시중은행을 압도한다.

지난 1분기말 카뱅의 대출 잔액은 5조8600억원, 직원수는 367명으로 직원 1인당 대출잔액은 160억원이었다. 같은기간 4대 시중은행의 대출잔액은 국민은행 237조7600억원, 신한은행 199조6800억원, 우리은행 201조2500억원, KEB하나은행 188조600억원으로 카뱅보다 36~48배가 많았다. 직원수 역시 각각 1만3000여명에서 1만7000여명으로 카뱅의 32~40배에 달한다.

1인당 대출잔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에선 가장 크지만 카뱅(160억원)보다 10억원 뒤진다. 이어 KEB하나은행(138억원), 우리은행(137억원), 국민은행(135억원) 순으로 카뱅과는 22억~25억원 차이가 난다.

이 기간 수신잔액은 카뱅이 7조1300억원으로 직원 1인당 194억원 꼴이다. 4대 시중은행의 수신잔액은 국민은행 285조2400억원, 신한은행 243조1600억원, 우리은행 241조1900억원, 하나은행 270조3000억원 순이다. 직원 1인당 수신잔액은 KEB하나은행이 198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카뱅과는 4억원 차이에 그친다. 신한은행은 183억원으로 카뱅보다 9억원 적다. 국민은행(161억원), 우리은행(164억원)과는 30억원 이상 격차가 난다.

반면 카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적자를 지속하며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기준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이 KEB하나은행 1억5500만원, 신한은행 1억2100만원, 국민은행 1억1800만원, 우리은행 9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카뱅이 5100만원으로 KEB하나은행(9200만원), 국민은행(9100만원), 신한은행(9100만원), 우리은행(8700만원)보다 크게 낮았다. 이는 카뱅의 직원이 시중은행에 비해 젊어 연차가 짧은 영향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성상 카뱅은 직원 44%가 기획, 디자인, 개발 등 IT(정보기술) 직군이다. 그간 오프라인 위주로 영업을 해왔던 시중은행들의 경우 최근 IT 인력을 늘리고 있지만 영업부서가 직원이 가장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면영업이 금지돼 영업직군이 없지만 전략부서에서 다른 기업과의 직접 다양한 제휴 등을 기획하며 고객 접점과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한다.

또 신입 공채를 통해 대부분의 직원을 뽑는 시중은행과 달리 카뱅은 전체 직원을 바로 업무에 투입 가능한 경력직으로 뽑았다. 카뱅은 지난달에도 27개 분야의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고 진행 중이다. 전체 직원이 400명이 안돼 신입공채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한은정 기자



2040 직장인, 은행 영업 끝난 후 카뱅 찾았다


[인터넷전문은행 1년]<3>2040 고객이 87%, 고객 57%가 은행 문 닫을 때 카뱅 방문


카카오뱅크(카뱅)는 20~30대 젊은층이 전체 고객의 64%를 차지한다. 40대를 포함하면 경제주축인 2040이 87%에 달한다. 신용대출과 전세보증금 대출 등 모든 금융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져 은행을 방문하기 힘든 바쁜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이용도가 높다.

카뱅의 연령대별 고객 비중은 30대가 34%로 가장 많고 20대가 30%로 양대 축을 이룬다. 이어 40대 23%, 50대 12%, 10대 1% 순이다. 케이뱅크도 20대 28%, 30대 36%, 40대 25%, 50대 이상이 11%로 카뱅과 비슷하다.

2030 고객이 많다 보니 상품 개발과 마케팅도 젊은층 입맛에 맞춘다. 카뱅이 지난달 출시한 ‘26주 적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2030 세대가 여윳돈이 많지 않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발하게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첫주 납입금액으로 1000원, 2000원, 3000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매주 그 금액만큼 증액해 적금이 되는 방식이다. 1000원을 선택하면 다음주에는 2000원, 셋째 주에는 3000원, 이런 식으로 적금액이 늘어 마지막 주인 26주차에는 2만6000원이 납입된다. 또 매주 적금에 성공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하나씩 늘어나고 SNS를 통해 도전 현황을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카뱅이 올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앞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먼저 출시한 것도 젊은 고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 카뱅 관계자는 “주 이용고객인 20~30대의 경우 주택 매입보다 전·월세 비중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최근 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대출 가능 대상을 늘리면서 젊은층 이용고객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고객의 카뱅 이용시간은 시중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은 오후 4시부터 오전 9시까지가 57%로 절반 이상이었다. 고객의 43%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14%가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카뱅을 찾았다. 은행 영업시간에 카뱅에 유입된 고객은 43%였다. 케이뱅크도 고객의 54%가 오후 4시부터 오전 9시 사이에 방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 중 하나인 중·저신용자 대출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신용등급별 이용고객을 집계한 결과 카뱅은 대출금액 기준으로 신용정보회사(CB) 1~3등급인 고신용자 비중이 79%로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비중 21% 대비 4배 가량 높았다. 대출건수 기준으로도 고신용자 비중이 61.5%로 월등했다.다만 케이뱅크는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자체 신용등급상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비중이 40%지만 대출건수 기준으로는 60%로 고신용자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초기 시장점유율 확대 차원에서 신용위험이 낮은 고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기존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해 영업한 데 기인한 것”이라며 “영업기반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중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둬야 하며 이를 위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정 기자



가다 서다 반복하는 케이뱅크…주담대 출시도 밀려


[인터넷전문은행 1년]<4>은산분리 규제로 추가 성장 발목…카카오뱅크와 격차 커져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지난해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증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카오뱅크(카뱅)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대출잔액은 1조1300억원으로 카뱅(6조8100억원)의 6분의 1 수준도 안된다. 수신잔액은 1조5700억원으로 카뱅(8조3000억원)의 6분의 1 수준을 조금 넘고 고객수는 76만명으로 카뱅(618만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목표였던 대출 4000억원, 수신 5000억원을 출범 두달만인 6월에 달성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카뱅이 출범한 지난해 7월부터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화됐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의결권 주식은 4%, 비의결권 주식까지 최대 10%로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로 증자가 난항을 빚은 것도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았다. 카뱅은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기 전까지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주주를 맡기로 해 증자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케이뱅크는 주주 구성이 카뱅보다 복잡한데다가 KT가 대주주라 증자 때마다 지분율을 고려해 나머지 주주의 증자 참여를 설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카뱅이 출범 후 두 차례에 걸쳐 1조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단 한번 1000억원밖에 증자하지 못했다. 은행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대출영업이 가능한데 케이뱅크는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대출상품 판매가 2차례 일시 중단됐다.

대출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늘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지자 출범 3개월만에 신용대출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최근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지연되면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재개했다.

케이뱅크가 올 2분기 출시하려던 아파트 담보대출도 자본여력이 부족해 늦어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BIS 비율은 지난해말 18.15%에서 지난 1분기 말 13.48%로 떨어졌다.

케이뱅크는 금리 우대와 수수료 면제 등으로 지난해 8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188억원의 순손실로 적자를 이어갔다. 수익을 개선하려면 아파트 담보대출, 기업의 급여통장 유치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이 역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은정 기자



해외 인터넷은행 성공비결, 제휴사 확보와 비용관리


[인터넷전문은행 1년]<5>파산·폐업 은행 공통점은 모기지 집중과 리스크 관리 실패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2년차' 걸음마 단계지만 해외 선진국에서는 빠르면 1990년대 말부터 도입됐다. 이들은 대부분 영업 초기 고속 성장했지만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에서 성패가 갈렸다. 전문가들이 "은행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기본에 철저할 것"을 주문하는 이유다.
금융연구원은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사례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찰스슈왑뱅크(Charles Schwab Bank), 일본의 지분뱅크(Jibun Bank), 독일의 피도어뱅크(Fidor Bank)를 성공사례로 제시했다. 이들 은행의 △제휴사 확보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비용 관리 △마케팅비용 효율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등이 성공의 '키워드'였다.

찰스슈왑뱅크는 금융투자회사인 찰스슈왑코퍼레이션을 모태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003년 출범 후 2016년 3월말까지 연평균 40%대의 자산 성장률을 이어갔다. 모회사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와 이를 바탕으로 한 비용관리가 비결이다. 주요 수신상품인 고수익 투자자 당좌예금은 연 0.06%, 저축예금은 연 0.1% 금리에 불과하지만 모회사를 통해 글로벌 투자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을 제공한 결과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부실채권 비율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쳤음에도 0.4~0.5%로 관리했다.

2008년에 설립된 일본 지분뱅크는 도쿄UFJ은행과 이동통신업체 KDDI의 합작사다. 모회사인 이통사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예금을 확보하면서 조달비용을 낮췄고 광고·마케팅도 이들에게 집중했다. 또 이자 및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매매이익을 50 대 50으로 관리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주력했다.

2009년에 설립된 독일 피도어뱅크는 기술적 유연함과 다양한 파트너십이 강점이다. 다양한 제휴업체를 통해 법정통화 외에 온라인 귀금속, 게임 머니,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등을 모두 취급한다. 전체 영업이익의 30~40%를 차지하는 기타영업이익 중 대부분이 제휴업체에서 발생한다. 광고는 SNS를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비용을 줄이면서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데 방점을 뒀다.

반면 실패 사례로 꼽힌 미국의 넷뱅크(Netbank), 넥스트뱅크(Next Bank), 리디안프라이빗뱅크(Lydian Private Bank)는 리스크 관리 실패, 과도한 광고비 지출 등이 공통점이었다.

1997년에 설립된 넷뱅크는 2001년에 여러 주택담보대출 회사를 인수해 모기지에 집중하면서 부실이 커졌다. 2005년까지 총자산과 총대출, 총예금이 연평균 60% 이상씩 성장했지만 당기순이익과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속 하락했다. 1998년에 0.08%에 불과했던 부실채권 비율도 모기지에 집중한 2001년 이후 2002년 5.22%, 2006년 4.97%로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미국 금융당국의 명령으로 2007년 9월 영업을 종료했다.

넥스트뱅크는 1999년 온라인 전용 카드사인 넥스트카드의 신용카드 업무를 보조하는 은행으로 출발했다. 자산 규모가 출범 2년만에 7배로 늘어났지만 주로 서브프라임(저신용자) 고객을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면서 대손 규모도 함께 커져 2001년 파산할 때까지 1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고객이 많으면 리스크 관리로 수익을 낼 것'이라며 매월 300만달러의 광고비를 지출했지만 결과는 파국이었다.

2000년에 설립된 리디안프라이빗뱅크는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면서 설립 당시 2억4200만달러 규모였던 자산이 2003년 10억달러까지 성장했다. 2006년까지는 안정적인 순이익도 창출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규모 손실과 자기자본 잠식이 발생해 2011년 타 은행에 피인수됐다.

보고서는 "자산과 대출 또는 예금의 고속 성장이 반드시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리스크 관리가 미흡하거나 비용관리에 실패하면 인터넷은행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은행도 본질적으로는 금융회사기 때문에 다른 금융회사와 유사한 규제 및 감독 아래에 놓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휘 기자



정부·여당,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논의 시작


[인터넷전문은행 1년]<6>여당 지도부에선 공감대 형성…여당 일부와 참여연대는 여전히 반대



정부·여당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올 하반기 국회에서 관련 법이 본격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온 케이뱅크는 그간의 성장 정체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9일 "여당 지도부 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두고 원칙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여야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이전보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최대 10%(의결권 있는 지분은 4%)까지만 소유하도록 제한한 원칙이다. 기업의 은행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금융권의 관행을 깨는 혁신을 위해 IT(정보기술)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카카오와 KT가 주도권을 갖는다는 구상이었다. 금융당국도 이들에 대한 예외적인 은산분리 완화를 염두에 두고 은행 인가를 내줬다. 하지만 은산분리 완화가 국회 문턱을 못 넘으며 IT기업이 주도하는 은행이란 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해왔던 여권 기류가 변하는 모양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은산분리를 예외 적용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대국회 설득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산분리 완화는 문재인 정부의 신산업 분야 규제혁파 정책의 과제로도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지난달 27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규제혁신 점검회의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가 보고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1일 국회 정무위 소속 민병두·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토론회에서도 은산분리 완화가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은행법과 은산분리 원칙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취지는 살리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의 예외를 인정해 산업자본이 50%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과 34%까지 허용하되 5년마다 재심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존재하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참여연대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보낸 공개질의서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그 자체가 금융규제의 근간을 허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권 내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국회의 하반기 원 구성과 입법 절차 등을 고려하면 본격 논의는 오는 9~11월쯤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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