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매직…"컨베이어 시스템 깨뜨렸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8.05.28 22:56

[BTS 성공 DNA] '빌보드1위'로 본 방탄소년단 성공 요인 7가지

편집자주 |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세계 음악시장에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넘어 변혁과 혁명의 키워드로 인식되고 있다. 트위터 팔로워 수 1200만명, ‘2018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 등 21세기가 주목하는 가장 ‘핫’한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케이팝에 새로운 롤모델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대중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기던 ‘빌보드 1위’ 입성을 계기로 BTS의 성공미학을 들여다봤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내 스토리는 내가 만든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발매한 3집 ‘LOVE YOURSELF 轉 Tear’(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이들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저력과 인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수많은 인기 K(케이)팝 그룹들이 지난 10년간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로 진출했지만, 미국 시장 진입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SM엔터테인먼트의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JYP의 비와 원더걸스, YG의 빅뱅 모두 본격적인 데뷔에 어려움을 겪었다. BTS가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달랐다.

시작부터 ‘음악엔터 3왕국’과 전혀 다른 노선을 걸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BTS를 시작할 때 성공 아닌 의미에 목표를 뒀다”며 “규제 대신 자유를 줬고 내면의 소리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모’ 아니면 ‘도’ 같은 고위험시장인 음악 분야에서 ‘이익’ 대신 ‘진정성’을 내세우는 시도 자체가 파격적이었다. BTS와 소속사는 기존 아이돌 ‘생산방식’에서 벗어났다.

자신이 유명한 작곡가인데도 창작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방 대표의 방관 시스템, 좋은 곡을 돈으로 쉽게 사는 익숙한 제작 관습과 거리를 뒀다. 형태적으로는 기존 아이돌과 같지만, 속은 다른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회사는 멤버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놀이터’를 제공하고 멤버들은 그 안에서 자신들의 언어로 새로운 놀이문화를 하나씩 추가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18.05.21. (사진 = AP 제공)

그 첫 번째가 ‘단골손님 체제’다. 리더 RM(랩몬스터)은 “50번 정도 같은 노래를 하면 우리도 모르게 풀어질 때가 있는데, 그러면 ‘바로 끝’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보러 온 관객 중심으로 무대를 이끌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100% 라이브와 격한 칼 군무에 자극받은 관객의 재방문율이 팬덤 ‘아미’의 주요 형성 요인이라는 게 소속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멤버 절반이 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 BTS 멤버들은 모두 래퍼·보컬·작사·작곡자들이다. 래퍼는 가창자에게 랩을 가르치고, 프로듀서는 보컬을 배우는 식이다. ‘품앗이’라는 생산 방식은 서로의 협력과 소통, 공감이 빚은 미학의 흔적인 셈.

남의 얘기 대신 자기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투영하는 가사도 또래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부모 등골 빼는 자식을 향한 ‘등골브레이커’, 흙수저 이야기를 그린 '뱁새' 등은 해외 팬들도 ‘해석’해서 들을 만큼 깊은 잔향을 남긴다는 평이다.

SNS(소셜네트워트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단순한 음악활동 이야기부터 숨겨진 자신의 성격까지 일거수일투족 모두 공개하며 팬들과 ‘수평적 연대’를 모색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리좀’ 체계처럼, BTS는 자신의 밑바닥을 공개하며 팬들의 위로를 얻고, 팬들의 댓글에 일일이 반응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로 존재한다. BTS가 만든 뮤직비디오 영상을 팬들이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재창조하며 생산자로 나서는 것도 예술의 가치가 공유가치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지난 2014년 정규 1집을 내놓은 BTS는 기존 아이돌과 달리, 힙합으로 얼굴을 알렸다. 업계에선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됐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요즘 추세에 맞는 (힙합+EDM+흑인 리듬의) 선율에 자신의 가사를 만든다는 진정성이 듣는 사람에게 어필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아티스트와 아이돌 제작 방식의 결합으로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를 구사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획일적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갇힌 기존의 아이돌 제작방식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책으로 BTS의 행보를 읽을 필요가 있다”며 “좀 더 정교하고 고도화한 자본주의 방식으로 BTS는 수학능력 검증 식의 기존 아이돌 산업에 ‘충격’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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