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변화는 계열사가 채용의 키를 쥐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지난 2월 말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그룹 공채가 폐지되면서 삼성그룹은 하반기 공채부터 계열사별로 자율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날 동시에 진행된 GSAT도 예년에 사실상 미전실이 일정을 정해 주관했던 것과 달리 계열사별 협의에 따라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미전실 해체 이후 한때 GSAT 역시 계열사별로 따로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효율성과 문제유출 우려 등을 감안해 문제를 출제하는 삼성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일정을 맞췄다.
채용 시스템상의 이런 변화는 이날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국내 5곳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등 총 7개 도시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삼성 로고'가 사라진 데서도 드러난다. 고사장에 걸린 현수막 문구는 '삼성 로고' 없이 '삼성 직무적성검사 고사장'으로 통일됐다.
삼성은 계열사별 여건이 갖춰지거나 별도 조직개편이 이뤄지기 전까지 현행대로 계열사별 채용일정을 협의해 GSAT는 동시에 치르고 이후 절차는 계열사별로 진행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계열사별 자율채용이 진행되면서 일부 직군에서 조기퇴실이 허용된 것도 새로운 변화다. GSAT 대신 제시된 문제의 알고리즘을 작성해 제출하는 코딩 테스트를 치르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직군에선 응시자가 제출된 문제를 푼 뒤 시험 종료 전에 퇴실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날 GSAT는 지난 4월 치른 상반기 공채 GSAT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다. 고사본부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단국대 사대부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온 응시자들은 "기출문제집에서 보던 문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몇몇 문제를 빼면 평이한 수준이어서 3차원 도형의 모양 등을 묻는 시각적 사고 영역에서 당락이 엇갈릴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거쳐 오는 11~1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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