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 쓰나미, 모스크바에 폭염…재난의 종합선물세트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10.19 10:25

[히스무비] '지오스톰'…인간이 조작한 기후가 낳은 대재앙

‘더임파서블’ ‘투모로우’ ‘2012’ 등 기존 재난 영화들이 지진이나 헤일 등 자연재해 한 곳만 집중해서 파고들었다면, 이 영화는 전 지구적으로 범위를 넓혀 각종 재해를 종합선물세트처럼 섞어 넣었다. “이렇게까지 만들었는데, 안 볼 테냐” 같은 호기가 작동한 듯하다.

여기에 인물의 갈등 구조, 가족애, 배신, 음모 등 드라마적 요소를 덧칠해 자칫 허물어질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를 보전했다. 특히 기상 이상이 인간이 만든 위성에 의한 것이라는 설정을 통해 종교를 넘은 과학의 영역으로 영화는 한껏 보폭을 넓혔다.

음모, 공상과학(SF), 어드벤처, 판타지 등 한꺼번에 많은 장르를 담다 보니, 골고루 맛본다는 장점 외에, 무엇을 제대로 봤는지 각인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도 드러난다. 그럼에도 소재의 신선함과 긴장감 있는 시각 효과가 꽤 어울렸다는 점에서 영화적 재미 하나는 건진 셈이다.

가까운 미래 세계 각국은 날씨를 조정하는 인공위성 조직망 ‘더치보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미국의 주도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날씨가 어느 날 프로그램 오작동으로 갖가지 자연재해가 속출한다.

두바이에 쓰나미, 홍콩에 용암 분출, 리우에 혹한, 모스크바에 폭염이 각각 덮치면서 수천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백악관 차관보인 맥스(짐 스터게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자이자 그의 형인 제이크(제라드 버틀러)를 우주정거장으로 보낸다.


영화는 줄곧 우주정거장과 지구의 자연재해라는 두 공간을 교차로 보여주며 인간의 탐욕이 낳은 결과가 무엇인지 또렷이 각인시킨다. 탐욕의 결과는 신선하나, 원인은 식상하다. 상식적 자연재해의 역발상이 주는 호기심에 비해, 정치권력 획득을 위해 이렇게 어머 어마한 일을 저지른다는 발상은 고전적 수법의 한계에 갇혀있기 때문.

또 미국의 주도권을 위해 벌인 음모를 미국의 영웅이 해결하는 구도는 자화자찬으로 비쳐 질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협력 구도라는 큰 그림에도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영화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은 자연재해가 아닌, 세계가 협력해 만든 인공위성이다. 위성의 세부적인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데다, 위성을 둘러싸고 벌이는 인간의 사투가 박진감 있게 그려진다.

영화 ‘300’에서 명장면을 연출한 제라드 버틀러의 신들린 연기는 이 작품에서 맥이 좀 떨어진다. 진지함 대신 쾌활함이 돋보이는 그의 연기로 재난 영화는 슬픔이 거세된 가족용 블록버스터로 옷을 바꿔입은 듯하다. ‘스타게이트’ ‘고질라’ ‘인디펜던스 데이’의 각본을 쓴 딘 데블린이 이 영화의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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