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신입사원' 시니어 일자리 뜬다…어떤 회사?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 2017.10.01 10:11

네이버, 위메프 등 은퇴 장년층 고용하는 기업들…"일자리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연령별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자료 제공=통계청

# 올해 예순일곱이 된 박우식씨는 2017년도 신입사원이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에 올라오는 판매 글을 심의하는 업무다. 현행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 과장 광고나 할인율 조작 등을 미리 검수하는 일이다. 하루 4시간씩 주 5일 근무를 한 지 4개월쯤 됐다. 박씨는 "서류전형을 거쳐 필기시험도 보고 면접도 해서 60대 나이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오니 기분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전자기업을 다니다 은퇴한 이인서씨(56)는 3년 전부터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포털서비스 네이버(NAVER) 게시글 중 유해 내용을 찾아 처리하는 일을 한다. 이씨는 은퇴 후 새 일거리를 찾지 못한 또래를 만나면 자신의 일을 추천한다. 이씨는 "우리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가능한 오래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추석 명절을 맞아 모인 가족들에게 '취업'은 주요 화두다. 생애 첫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는 물론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장년층에게도 취업은 관심사다.

최근 일자리위원회 역시 50·60대를 '신중년'이라고 지칭하고 재취업과 창업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목하고 있다. 신중년은 전체 인구 1/4가량인 1340만명에 이른다. 생산가능인구로 따지면 1/3에 해당한다. 이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자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들은 한 발 앞서 은퇴 세대 활용을 시작했다. 대표적 사례가 네이버와 위메프다. 이들 기업은 시니어 IT(정보기술) 전문기업인 에버영코리아와 손잡고 장년층을 고용하고 있다. 에버영코리아는 55세 이상만 정년이 따로 없는 무기 계약직 형태로 고용한다. 현재 4개 센터에서 직원 450명이 일한다.

직원들의 만족감은 어느 기업보다 높다는 평가다. 이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일이 있다는 것이 좋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동료가 생기는 것이 즐겁다"며 "무엇보다 가족들에게도 더 떳떳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삶에 활력소라는 설명이다.

위 사례에 등장한 박씨와 이씨 등은 근무 시간에 따라 한 달에 최대 110만원 정도를 받는다.


앞으로 중장년층 고용을 확대할 계획인 위메프 관계자는 "시니어(장년층) 인력 특유의 능력과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이들이 경제활동에 나설 기회를 다양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롯데마트 등도 장년층을 적극 채용하는 곳들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은 2013년부터 실버 택배 사업을 시작해 현재 전국 각지 140여개 거점에서 1066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다. 택배 차량이 아파트 단지에 물품을 싣고 오면 택배 기사를 대신해 지역에 사는 '실버 택배원'이 친환경 전동카트, 전동 수레 등을 이용해 각 가구까지 배달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장년층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아 고용하는 활동이 우리 사회 일자리 선순환 구조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중 일부를 장년층 몫으로 두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급속한 고령화로 장년층이 일하지 않으면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들고 사회·경제적 문제가 된다"며 "ICT(정보통신기술) 기술 의존도가 높아져 IT 기업의 경우 핵심 업무를 맡길 수는 없어도 틈새시장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직원들이 하기에는 역동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업무, 장년층의 인내력과 꼼꼼함 등 특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 등을 찾아 장년층을 적극 고용·배치하는 것은 긍정적 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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