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공포와 안도 사이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 2017.06.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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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비슷하지만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사이비(似而非)’의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민속촌의 도깨비집이다. 한 번이라도 도깨비집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처녀귀신, 몽달귀신.......실제 귀신은 아닐지라도 눈앞에 출몰하는 각종 귀신에게 아찔한 공포가 느껴진다는 것. 그러나 그 공포는 진짜 공포가 아니다. 그것은 실제가 아니라는 데서 오는 안도감이 전제된 ‘부드러운 공포’, 연출과 기획이 꾸며낸 거짓 공포다. 그 거짓 공포가 역설적으로 당신이 안전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진짜는 우리를 산산조각내지만 어떤 사이비는 우리를 안도하게 한다. 아이처럼 우리는 공갈 젖꼭지를 물고 엄마 가슴이 아닌 곳에 묻혀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는 것이다. 그래 아직 여기는 지옥이 아니라고 뇌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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