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인 것은 네가 있으므로 가능한 일이다. 너 또한 너여서 너인 것이 아니라 내가 있으므로 인해 네가 존재한다. 내가 있기 이전에 너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나 또한 네 존재 이전엔 존재하지 않는 나였다. 무엇이든 ‘내 것’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그렇게 존재함에도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나는 오로지 나여서 나인 것처럼, 너와는 별개의 완전체 인양 착각하고 산다.
그러다 어느 좋은 날 혹은 힘든 날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불시에 찾아오는 그리움이나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완전한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너인 듯 나인 듯하던 그 어떤 때라는 것을. 마치 엄마와 태아가 분리되지 않았던 상태 같은, 의식에도 없는 그때를 헛되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환상에 그렇게 빠지게 된다. 그렇게 몽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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