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너를 꿈꿀 때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 2017.05.30 10:06

<267> ‘환상’ 민무숙(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내가 나인 것은 네가 있으므로 가능한 일이다. 너 또한 너여서 너인 것이 아니라 내가 있으므로 인해 네가 존재한다. 내가 있기 이전에 너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나 또한 네 존재 이전엔 존재하지 않는 나였다. 무엇이든 ‘내 것’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그렇게 존재함에도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나는 오로지 나여서 나인 것처럼, 너와는 별개의 완전체 인양 착각하고 산다.

그러다 어느 좋은 날 혹은 힘든 날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불시에 찾아오는 그리움이나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완전한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너인 듯 나인 듯하던 그 어떤 때라는 것을. 마치 엄마와 태아가 분리되지 않았던 상태 같은, 의식에도 없는 그때를 헛되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환상에 그렇게 빠지게 된다. 그렇게 몽상하게 된다.

내가 나를 위로하고 싶을 때, 위안 받고 싶을 때 근거 없이 덮어놓고 좋았던 시간에 붙들리는 것이다. 나를 있게 한 수많은 너를 잠시 추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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