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명문장수기업'에 '갓뚜기' 빠지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17.05.23 18:27
오뚜기의 별명은 '갓뚜기'다. 신을 뜻하는 '갓'(God)을 회사명 앞에 붙인 합성어다. 요식행위가 아닌 감동을 주는 기업경영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갓뚜기'라는 애칭이 생겼다.

최근 오뚜기는 10년 전 석봉토스트 일화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2004년 광화문 무교동 골목 스낵카에서 '석봉토스트'를 만들어 팔던 김석봉씨가 수익금을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쓴다는 사연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자 오뚜기 측에서 그를 찾아갔다. 오뚜기는 "회장님이 사연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케첩 등 토스트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뚜기의 '선행' 시리즈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함영준 회장이 주식 46만5543주를 물려받게 됐다. 상속세가 1500억원이 넘게 나왔지만 함 회장은 편법 없이 모두 납부하겠다고 했다.

또한 오뚜기는 대형마트에서 카레, 라면 등 제품 시식을 안내하는 사원 1800여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1992년부터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에 나서 지금까지 4300여명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도 정부가 포상하는 '명문장수기업'에 선정될 수 없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대상 범위를 ‘모든 중견기업’에서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중견기업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해서다.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명문장수기업은 경제발전과 고용창출, 사회공헌에 기여한 업력 45년 이상의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홍보하고 포상하는 제도다. 올해로 설립 48년째인 오뚜기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2조원으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명문장수기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중소기업계는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가 사실상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진행돼 온 자발적 포상제도인데다 규모가 큰 중견기업까지 대상으로 하면 이중 지원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자격 제한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명문장수기업에 선정되면 향후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과 인센티브까지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만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나 정부 지원을 '덩치가 큰' 기업이 받으면 안 된다는 논리다.

반면 중견기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오랜 기간 국민에게 사랑받고 경제에 기여해 온 기업을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하자는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매출액이 높으면 배제하자는 건 본래 취지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명문장수기업 제도는 우리도 100년, 200년 이상 브랜드를 이어갈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명문'과 '장수'의 개념을 매출액으로 제한한다면 250년이 넘은 독일의 필기구브랜드 '파버카스텔'(8조), 400년 역사의 일본 스미토모그룹(300조), 150년 된 스웨덴의 ' 발렌베리'(200조) 등 글로벌 명문장수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는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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