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창업가인가, 장사꾼인가

머니투데이 이재형 경영전략코칭전문가 | 2017.01.16 10:41

[돈되는 이재형의 창업스토리-31]창업 목적 끊임없이 되새겨라

편집자주 | 불황 속에서도 성공하는 사업이 있다. 성공하는 사업은 어프로치부터 남다르다. 창업 때부터 체계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성공적인 창업 이후에는 탁월한 전략을 통해 고공행진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돈이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차별적인 전략,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의 매커니즘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는 국제공인 전문코치인 이재형 비즈니스코치의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이재형 코치는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국제코치연맹 ICF 인증 전문코치(ACC),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고 저서로는 '전략을 혁신하라',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등이 있다. 조만간 '인생은 전략이다'도 펴낼 예정이다. 
픽사 / 사진제공=픽사홈페이지 캡처

프리챌(Freechal)은 2000년에 인터넷 포털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당시 아바타·커뮤니티 등 획기적인 인터넷 사업 모델로 한때 가입자가 1000만명에 달하며 포털 시장을 뜨겁게 달궜지만 유료화 실패와 벤처붐 붕괴 여파로 3년 만에 군소 사이트로 전락했다.

프리챌을 창업했던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장은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기술만 믿고 경영을 몰랐던 점을 꼽았다. 그는 한 스타트업 특강에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사업에 대한 사명감부터 가져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단지 돈과 권력을 위한 창업이라면 그것은 사업이 아닌 장사입니다. 자신의 사업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사업 목적을 계속 추구할 의지가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사업의 성공은 투자유치나 안정적 이윤 창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목적의 지속적인 달성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의미로, 그는 “누가 회사의 주인이 되든 사업 목적을 직원들과 함께 성취하려고 할 때 존재의미가 있다”며 창업자는 수익 모델을 개발하기에 앞서 경영을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펀다’의 박성준 대표는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세 번째 창업을 했다. 그는 과거의 창업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총 2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는 실패 요인으로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돈 버는 데에만 집중했던 것"을 꼽았다. 박 대표는 2003년 3D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아이토닉’으로 첫 창업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 했지만 대기업에서 받은 외주 개발에 몰두했고, 눈앞에 돈을 좇기 시작했다. 당시 벤처는 투자 받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외주 일을 하며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본업에는 소홀해졌고 외주거리를 따라다니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창업 5년 만인 2008년 19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직원도 스무 명이 넘었지만 자기 사업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외주에 몰두한 사이 투자금은 모두 소진되어 결국 외주 개발업체로 사업을 바꾸기까지 했다.

박 대표는 “돈 벌기 위해 억지로 개발하니 발전이 없었다. 빨리 이 시기가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속했지만 악순환에 빠질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내 사업, 진정한 나의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 다시 새로운 창업에 도전한 박 대표는 “창업에서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일 뿐이다.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은 처음부터 이익을 넘어선 기업이념을 명확히 했다. 이념 범위 내에서 이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로버트 존슨(Robert W. Johnson)은 1886년 존슨앤드존슨을 설립하면서 ‘고통과 질병의 경감’을 이념으로 세웠다. 또 존슨앤드존슨의 초창기 연구 관리자였던 프레드 킬머(Fred Kilmer)는 1900년대 초기에 이러한 이념이 연구부서의 역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 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연구부서는 상업적 관심, 배당금,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활동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사례는 회사의 목적에 각 개별 부서들의 목적이 어떻게 캐스케이딩(Cascading: 연결)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CEO(최고경영자)가 목적을 백 번 외치는 것보다 각 부서와 직원들이 이를 실제로 이행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픽사(Pixar) 역시 ‘영화를 만든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잊지 못할 등장인물과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어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를 개발한다’고 말했다. 픽사는 후자가 훌륭한 목적인 셈이고, 그 목적을 늘 상기하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목적이란 단지 이윤 추구를 넘어선 기업의 존재 이유이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목적이 체화된 조직 구성원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이는 장기적 성과 창출과 지속가능경영의 가능성을 높인다.

비단 이런 큰 기업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목적, 이념을 정하는 일은 소규모 사업이나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에서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는 ‘목적의식’에 대해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 젊은이가 질문했다. “젊을 때 겪는 경험들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궁극적 보상을 받을 때까지의 과정에서 겪는 어렵고 빈곤한 시절들을 말이지요.” 케빈 스페이시는 우선 이렇게 대답한다. “보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외부 어디에도요. 보상의 유일한 위치는 이곳(가슴)입니다. 당신만의 느낌, 당신이 성취하고 싶은 것, 그리고 당신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빈곤할 수도 있는 풍요로울 수도 있는 나날들…….” 그러고 나서 그의 생각을 가슴으로 풀어나간다.

“저는 젊은이들이 목적의식 없이 헤매는 광경을 자주 봅니다.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 말이죠. 원하고, 야망을 가지며, 성공을 갈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그것들은 욕망일 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왜 그 일을 하는지 이해하며, 자신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력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의 존재목적 달성을 위해. 당신이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이 가진 특정한 재주가 개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소중히 여길 만큼 가치가 있는 당신만의 무언가가 있다면, 당신이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말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왜 그 일을 하는지 이해하며, 자신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력을 바칠 수 있다면, 그리고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말처럼 ‘Why’가 뚜렷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한다면 개인이나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든 성공은 이미 보장된 것이 아닐까.

훌륭한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에 완전히 다다른다는 것은 요원하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무언가에 완전히 다다르는 ‘완성’이란 있을 수 없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도 정복할 수 없는 목적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에 상상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는 한 디즈니랜드는 완공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오직 ‘진화’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진화는 349년 장수기업 머크처럼 훌륭한 목적내지는 이념을 중심에 두고 진행돼야 한다. 디즈니랜드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라는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진화해나갈 것이다. 정유년 새해가 되었다. 새해 초인 만큼, 당신이 하고자 하는 창업, 하고 있는 사업의 목적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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