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촌주, 중앙 말단 관리에게 '목간' 통해 실수 고하다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7.01.04 20:21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4일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결과 발표…'사면목간' 등 23점 새로 출토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이 공개되고 있다.목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이나 널리 쓰이기 이전에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하던 나무 조각으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6세기께 신라 지방관의 보고서 내용이 4면에 모두 새겨진 목간을 공개했다. /사진=뉴스1
신라시대 지방의 촌주가 중앙정부의 말단 관리에게 행정 실수를 보고하는 목간(木簡)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2014~2016년)에서 출토된 23점의 목간(木簡)에 대한 보존처리를 마치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목간이란 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다듬어진 나무 조각에 글자를 쓴 것을 말한다.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사적 제67호)에서는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진행했으며, 총 308점의 목간이 출토됐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이번에 출토된 목간은 신라의 지방 지배체제와 조세체계 등을 구명(究明)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17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목간 중 주목되는 것은 4면에 모두 글자가 기재되어 있는 사면목간 1점이다.

이 목간은 소나무를 폭이 좁은 사각형(細長方形)으로 깎아 만든 것으로, 길이 34.4㎝, 두께 1.0~1.8㎝에 총 56글자가 쓰여 있다. 그 내용은 진내멸(眞乃滅) 지방의 촌주(村主)가 중앙(경주) 출신 관리에게 올린 보고서 형식으로, 잘못된 법 집행에 대해 그 잘못을 두려워하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목간의 중심시기인 6세기 중반경에 신라 지방사회까지 문서행정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고, 6세기 중반의 신라 시대 법률인 율령(律令)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가진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즉, 목간에서 ‘□법 30대(□法卅代)’, ‘60일대(日代)’ 등의 표현은 30일, 60일이라는 기간을 명시해 놓은 법률 용어로, 이를 통해 당시 신라는 율령을 통한 엄격한 지방 지배체제가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보돈 한국목간학회 회장(경북대 교수)은 "지금으로 따지면 시장 정도 되는, 지방 최고위층이라 할 수 있는 촌주가 관등상 그리 높지 않은 대사(지금으로 치면 7급 공무원 정도)에게 실수를 범한 사실을 벌벌 떨면서 사죄하는 내용의 목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신라시대 중앙과 지방의 관계는 대등했다고 알려져있었으나 이 목간을 통해 '지배-피지배'의 상하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며 "이런 내용이 사면목간에 적힌 것을 보아, 행정이 문서화되고 체계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토된 함안 성산산성 목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집대성하는 책자를 올해 안에 발간해 우리나라 고대 목간 연구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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