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개의 가면과 백 개의 그림자가 펼치는 시소게임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 2016.11.23 17:11

[웰빙에세이] 인생은 가면무도회, 가면을 벗으면 그림자도 사라진다

나는 안과 밖이 다르다. 겉으로 포장한 나와 속으로 숨은 나가 같지 않다. 나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겉으로 포장한 나를 칼 융은 '페르소나'라고 한다. 그 뒤에 숨은 나를 ‘그림자’라고 한다.

겉 얼굴인 페르소나와 속마음인 그림자의 관계는 시소게임과 비슷하다. 페르소나는 시소의 오른쪽에, 그림자는 왼쪽에 앉는다고 치자. 내가 한 개의 가면을 쓰면 시소가 오른쪽으로 기운다. 그와 함께 왼편에 한 개의 그림자가 생기고, 시소는 왼쪽으로 내려간다. 내 삶의 무게는 한 개의 가면과 한 개의 그림자다. 나는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 정도면 가볍다. 나는 또 한 개의 가면을 쓴다. 그러면 또 한 개의 그림자가 생기고, 내 삶의 무게는 두 개의 가면과 두 개의 그림자가 된다. 나의 시소게임은 두 배로 무거워지고, 그만큼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나는 또 가면을 쓴다. 세 개, 네 개, 다섯 개…. 나의 가면은 몇 개인가?

내 삶은 몹시 무겁다. 수십 개의 가면과 수십 개의 그림자가 이쪽저쪽에 올라타 있다. 가면이 흔들리면 그림자들이 들썩이고, 그림자가 들썩이면 가면들이 흔들린다. 나는 수십 개의 가면과 수십 개의 그림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나 힘겹다. 버겁다. 수십 개의 가면과 수십 개의 그림자를 태운 시소는 삐걱거린다. 아차하면 뒤집어질 것 같다. 자칫하면 절단날 것 같다. 내 삶은 위태위태하다.

이건 게임이 아니다. 고통이다. 고문이다. 나는 이 괴로움을 멈추고 싶다. 그렇다면 멈추자. 방법은 간단하다. 가면을 벗으면 된다. 한 개의 가면을 벗으면 한 개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두 개의 가면을 벗으면 두 개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가면을 다 벗으면 그림자도 다 사라진다. 그와 함께 게임은 끝난다. 텅 빈 시소만 남는다. 시소는 이제 가볍다. 자유롭다. 고요하다. 이 가벼움과 자유로움과 고요함 속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이건 게임이 아니다. 고통이다. 고문이다. 나는 이 괴로움을 멈추고 싶다. 그렇다면 멈추자. 방법은 간단하다. 가면을 벗으면 된다. 한 개의 가면을 벗으면 한 개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두 개의 가면을 벗으면 두 개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가면을 다 벗으면 그림자도 다 사라진다. 그와 함께 게임은 끝난다. 텅 빈 시소만 남는다. 시소는 이제 가볍다. 자유롭다. 고요하다. 이 가벼움과 자유로움과 고요함 속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시소를 타는 자는 가짜다. 가면이다. 가면이 그림자와 시소를 탄다. 진짜를 찾으려면 이 가짜들을 없애야 한다. 없애고 없애도 끝까지 남는 것, 텅 빈 시소처럼 가볍고 자유롭고 고요한 어떤 것, 그것이 진짜일 것이다.

미국의 명상가 마이클 싱어는 시소 대신 진동 추를 예로 들어 묻는다. "진동 추가 바깥쪽으로 흔들리는 것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답은 역시 간단하다.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마이클 싱어는 말한다.

"당신이 극단에 에너지를 공급해주지 않는 이상 진동 추는 계속 흔들릴 수가 없다. 극단을 그냥 내버려두라. 거기에 끼어들지 말라. 그러면 진동 추는 저절로 중심에 멈출 것이다. 그것이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당신은 에너지로 충만해질 것이다. 낭비되고 있던 모든 에너지가 이제 당신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수십 개의 가면을 쓰고 수십 개와 그림자와 다투고 있을 때에도 시소의 중심은 가벼웠다. 자유로웠다. 고요했다. 정중앙의 단 한 점, 그곳은 태풍의 눈처럼 바람 한 점 없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시소게임은 아름다운 균형의 춤사위였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중심을 놓치고 가장자리로 갔다. 공연히 오른편 왼편으로 갈라져 난리를 쳤다. 이럴 때 중심을 찾으려면 난리부터 멈춰야 한다. 가면을 덧쓰고 그림자를 늘리는 덧셈부터 멈춰야 한다. 그리고 하나씩 둘씩 가면을 벗어 던져야 한다. 답은 언제나 덧셈이 아니라 뺄셈에 있다. 가면이 없으면 그림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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