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사이 '관계'를 조각하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6.08.28 07:02

[작가&작가] <13> 김남현, 낯선 두상들이 보여준 '익숙한 충돌' …9월 2일 전북도립미술관 '아시아 영36'展

편집자주 |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갖고 있는 예술가들은 다른 예술가들의 세계를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름은 배움이다. 한 작가는 자신과 다른 예술 세계를 추구하는 또 다른 작가를 보면서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작가&작가는 한 작가가 자신에게 진정한 '배움의 기회'를 준 다른 작가를 소개하는 코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터뷰를 통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남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김남현의 퍼밀리어 컨플릭트(Familiar Conflict). /사진제공=김남현


"우리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으며 자아를 형성하지요. 우리의 자아에 영향을 주는 이 같은 관계 속에서 충돌도 피하기 힘듭니다."

‘진정한 나’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현대 미술가 김남현(36)이 말한 ‘익숙한 충돌’(Familiar Conflict)이다. 그는 이같은 제목의 연작을 선보이며 자신과 타인 간 관계 속에 빚어지는 ‘충돌’의 현장을 포착했다.

연작 가운데 한 점은 합성수지와 철, 가발 등을 사용해 만든 작품으로 3층 구조를 이룬 작품이다. 이 작품 속 두상들은 온전한 혼자로 있지 못하고, 다른 두상들에 의해 눈이 가려지거나 서로 연결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김남현은 여러 개의 두상이 주렁주렁 매달린 작품이 풍기는 낯선 분위기도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라고 설명한다.

"사람과 사람들 간 관계에서 빚어지는 충돌이나 자신 속에서 빚어지는 충돌도 생활의 일부처럼 자연스럽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개인은 이 같은 충돌로 인해 언제나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우리는 그 혼돈에 너무나 익숙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이 같은 모습을 관객 앞에 보여주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묻고 싶었어요."

김남현이 '1인용 목욕탕'의 개념에서 착안해 제작한 '싱글 #6'(Single #6). /사진제공=김남현

홍익대 조소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입체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러 관계 속에 놓인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타인의 모습도 관찰하며 작품을 만들어 낸다.

현대미술가 배윤환(33)은 김남현에 대해 “자아와 타자 사이 관계를 진지한 자세로 모색한다”고 설명했다.

김남현은 ‘1인용 목욕탕’이나 ‘1인용 학교’와 같은 콘셉트의 입체 작품을 통해 ‘혼자 있기’를 갈망하는 세태도 표현했다. 김남현이 '1인용 목욕탕'의 개념에서 착안해 제작한 설치 작품인 '싱글 #6'(Single #6)은 사람 모양으로 파여진 단촐한 욕조를 만들고 냉수 수도꼭지와 온수 수도꼭지 등 목욕탕하면 떠오르는 장치도 함께 표현한 작품이다.

"사회 구조 안에서 개인을 규정하는 범위, 자아 형성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들에 관심이 있어요. '1인용 목욕탕'과 같은 작품을 통해 사회라는 큰 틀과 개인 간 관계에 주목했다면, 나와 타인들 간 관계라는 미시적인 영역도 관심이 생기게 됐어요. "

김남현이 합성수지, 철, 가발 등으로 빚어낸 ‘익숙한 충돌’이 오는 9월 2일 전북도립미술관의 ‘아시아 영 36(Asia Young 36)'전에 선보인다. 총 14개국에서 작가 36명(한국 15명·외국 21명)이 내놓은 평면·입체·설치·미디어 작품 109점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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