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클래식]조성진도 '찜'…'노란 딱지'면 믿고 듣는다?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2.09 07:28

120년 역사의 정통 클래식레이블사 '도이치그라모폰'…'검증된' 아티스트와 계약

편집자주 | 클래식은 딱딱하고 어렵다? "나만 모르나"싶던 클래식에 대한 궁금증, 음악가나 연주곡에 대한 재밌는 뒷이야기…'호로록클래식'에서 맛있고 가볍게 풀어드립니다.
세계적인 클래식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의 상징인 노란색 로고. 이 노란 로고는 클래식 음반의 '보증수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진=도이치그라모폰 홈페이지

샛노란 바탕에 그려진 튤립 다발…이제 막 클래식에 입문한 자라도 일단 이 노란 로고가 붙어있는 앨범을 구입한다면 연주에 실망하는 일은 드물 것이다. 세계적인 클래식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DG)의 음반이기 때문. 클래식 음반계에서 DG의 일명 '노란 딱지'가 붙는다는 것은 아티스트의 실력과 인기를 모두 담보했다는 일종의 '보증수표'를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DG는 최근 쇼팽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독점계약을 맺으며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DG는 향후 5년 동안 조성진과 5장의 음반을 발매한다. 한국인 음악가가 DG 본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서울시립교향악단(2011년) 이후 2번째다. 지휘자로는 정명훈이 1990년 계약한 바 있다.

◇ 축음기에서 아이튠까지…녹음 기술 발달과 함께한 도이치그라모폰

1898년에 처음 설립돼 올해로 118년을 맞이한 DG의 역사는 곧 녹음(레코딩) 기술 발달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한다. '그라모폰'은 처음 DG대표를 맡았던 독일 태생의 음반기술자 에밀 베를리너가 만든 축음기 제조회사다. 베를리너의 축음기는 토머스 에디슨이 개발한 원통형 음반을 제치고 업계 표준이 되기도 했다.

1946년 최초로 모든 녹음을 마그네틱테이프로 제작했으며 1951년에는 '롱 플레이 레코드'(LP)를 도입했다. 1979년에는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처음 디지털로 녹음했다.

카세트테이프와 콤팩트디스크(CD)를 처음 음반시장에 도입하기도 했다. 1981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에서 첫번째 CD를 출시했고 이듬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연주를 처음 CD로 대량생산했다.

1987년에는 '자매'격 레이블인 필립스, 데카와 함께 오페라와 콘서트 장면을 담은 비디오카세트, 레이저 디스크를 내놓기 시작한다. 고전 음악의 '비디오 레코딩' 시대를 연 것이다.

DG의 흐름을 또한번 바꾼 것은 바로 '아이폰'의 등장이다. 2006년 디지털 음원 전용 레이블인 'DG콘서트'를 출시하고 아이튠을 통해 관현악 연주 실황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또 2007년에는 'DG웹샵'을 열고 자사의 음원을 고음질 디지털 형태로 변환했다. DG는 이같은 클래식 디지털 음원을 소비자들이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한 첫 메이저 음반사기도 하다. 현재 전세계 180여개국에서 도이치그라모폰의 모든 음원이 이용가능하다. 1000개 이상의 절판된 음반도 다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가운데)은 최근 세계적인 클래식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과 계약해 화제가 됐다. DG는 1일 조성진과 5년 동안 5장의 음반을 내기로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쇼팽협회장(오른쪽), 우테 페스케 DG A&R파트 부사장이 조성진과 함께 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우승기념 및 DG 전속 레코딩 계약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카라얀·바렌보임·번스타인…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작업

DG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적인 아티스트와도 수십년씩 작업을 해왔다. 이탈리아의 테너 거장 엔리코 카루소,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이나 번스타인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이나 스페인 왕실의 공식 음반 제공자가 된 적도 있다.

오스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인연은 뗄 수 없다. DG는 1938년 카라얀과 첫 음반을 제작한 뒤 오랜 '파트너'로 작업해왔다. 특히 1950년대 중반 카라얀이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에 취임하면서 DG도 그 명성을 확대했다. 1962년에는 카라얀과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첫 스테레오 녹음 음반으로 발매했다.

이후 레너드 번스타인, 클라우디오 아바도, 다니엘 바렌보임 등 명지휘자도 줄줄이 DG와 손을 잡는다. 아바도는 1970년대 중반 라 스칼라의 '베르디 오페라' 시리즈를 시작으로 수십년 동안 베토벤, 브람스, 말러, 멘델스존, 라벨, 슈베르트의 교향악 전집과 수십 종의 오페라 전곡을 DG와 녹음한다.

번스타인은 오스트리아나 독일의 교향악 레퍼토리를 주로 녹음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실황 녹음을 상당수 진행하기도 했다. 1985년에 그가 녹음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DG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피아니스트 랑랑(2003년)과 유자 왕(2008년),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2002년), 대니얼 호프(2007년) 등과 계약을 맺었다. 젊은 지휘자로 각광받는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출신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도 2005년 DG에 합류했다.

◇ "클래식계의 '간판'레이블…계약 자체가 가능성 인정받는다는 의미"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DG에 대해 "세계적으로 권위도, 명성도 있고 역사도 오래된 클래식음악계의 '간판'과도 같은 레이블"이라며 "최근 음반계 불황으로 많은 어려움을 갖고있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가능성 있는 스타급 연주자들하고 음반을 내는 레이블"이라고 설명했다.

지휘자 및 음악가 개인의 실력과 명성, 인기 등이 골고루 조화되지 않으면 DG와 음반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 그는 "최근에는 DG랑 계약했다는 것 자체가 젊은 연주자들에겐 미래 거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시장에서 음반이 팔릴거라는 기대 같은 것도 녹아있다"고 말했다.

당초 클래식레이블 계에선 DG와 영국의 EMI가 대표적인 양축으로 꼽혔다. 그러나 EMI는 최근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워너뮤직으로 넘어간 상태다.

황장원 평론가는 "과거에 있던 메이저 레이블가운데 DG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레이블"이라며 "최근의 클래식 음반은 대형 레이블보다 중소, 독립 레이블이 음반을 내는 방식으로 시장이 전환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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