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터미네이터·쥬라기공원 히트작 비결…'수학이었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5.10.24 08:12

[팝콘사이언스-96회]'영화 속 수학의 美' 강연한 강명주 서울대 교수 "수학은 미래 원천 기술"

편집자주 |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上 왼쭉부터 시계방향)겨울왕국, 쥬라기월드, 명량, 캐러비안의 해적의 한 장면
모든 산업은 수학으로 통한다. 물론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현실을 더욱 현실답게 보여주는 시각효과 기술에서 빛을 발한다. 예를 들어 '쥬라기 공원'(1993년)의 영상미는 당시 충격이었다. 그 뒤 대한민국 안방 텔레비전을 전부 3차원(D) TV로 갈아치운 '아바타'(2009)는 경이롭게 다가왔다. '명량'(2014)에선 가장 구현하기 어렵다던 물과 불, 바람, 안개 등을 실감 나게 표현해 마치 실제로 촬영한 기록물같은 느낌을 안겨 줬다.

"영화 속에는 수학의 꽃인 미분·적분·행렬이 모두 들어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수식을 동원해 건물·사람을 만든다. 이 장면 뒤에 수학이 있다."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산업수학 주간'에서 무대에 오른 강명주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할리우드 영화 속 수학의 미(美)'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 교수의 강연을 정리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디즈니사의 대히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013)은 눈 덩어리 성질을 수학적으로 규명, 겨울왕국 제작에 큰 공헌을 했다.

영화 상영 내내 스크린을 채운 하얀 눈 왕국은 미국 UCLA 수학과 조셉 테란 교수의 컨설팅으로 탄생했다. 조셉 테란 교수는 섬세한 눈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풀어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눈은 물 같은 유체와 달리 고체와 유체 상태가 섞여 있다. 이 때문에 좀 더 복잡한 수학적 기법이 요구된다.

테란 교수는 유체역학과 고체역학을 결합시켜 실감나는 눈 장면을 연출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가져다 썼다. 이 방정식은 프랑스의 물리학자 루이 나비에르와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조지 가브리엘 스톡스가 처음 소개했으며, 점성을 가진 유체의 운동을 기술했다.

연기나 유체를 직접 촬영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방정식을 토대로 변수·조건을 바꾸면 물과 연기, 불 등을 손쉽게 연출할 수 있다.
연기나 유체를 직접 촬영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방정식을 토대로 변수·조건을 바꾸면 물과 연기, 불 등을 손쉽게 연출할 수 있다.

최근 시네마 업계는 태풍과 같은 스케일이 큰 자연재해와 함께 유리잔 물의 출렁거림까지 작은 현상을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유체의 복잡한 움직임을 수학적 기법을 통해 사실과 같게 그려내고 있다.

수학 박사인 론 페드키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심사단과 청중의 예상을 뒤집고 올해 아카데미상 과학기술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측은 그가 물체가 부서지는 모습을 마치 현실처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피스뱀 파괴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라며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는 영화 '터미네이터'를 비롯해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할리우드 역대 흥행 시리즈에 모두 도입됐다. 가장 최근의 예로 '터미네이터(2015)'에서 액체 금속 로봇 T-1000 연출을 들 수 있다.

페드키우 교수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문어의 얼굴을 한 대비 존스 선장의 모습과 더불어 거센 폭풍우와 바다 소용돌이 등을 실제보다 더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극찬을 받아 아카데미상 과학기술상을 받았다.

강 교수는 강연 말미에 "수학은 더 이상 기초 학문이 아니다"라며 "영화는 물론 혁신적 미래의 원천 기술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한민국 산업수학 주간'을 이끈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영화는 물론 산업·사회 문제 해결에 수학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며 이를 '산업수학'이라고 통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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