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 곤충도 로봇일지 모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5.08.15 07:05

[팝콘 사이언스-88회]사이즈가 다른 할리우드 영웅 '앤트맨'…'생체모사' 기술 토대로 제작

편집자주 |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앤트맨의 한 장면/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헐크' 등 제법 우람한 체구를 지닌 캐릭터들이 할리우드 영웅물에 주로 캐스팅 돼 왔다. 이 같은 관행을 깬 마블표 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앤트맨'이 바로 그것. 우리나라에선 내달 3일 개봉한다.

'앤트맨'은 평범한 가장이었던 스콧 랭(폴 러드)이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라스)로부터 세상을 구해 낼 영웅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은 이후 마주하는 새로운 세계와 그의 앞날에 닥치는 위험을 그렸다.

영화 줄거리는 기존 히어로물과 비슷하다. 다만, 주인공이 지금까지의 히어로들과 다른 독특하고 새로운 능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앤트맨은 특수 슈트를 이용해 개미만한 크기로 몸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개미군단을 조종한다. 역대 마블 시리즈 히어로들과는 남다른 사이즈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새 영웅의 등장과 가장 가까운 과학적 배경을 제시하라면 '생체모사'를 통해 현재 개발이 한창인 곤충로봇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앤트맨의 한 장면/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런 종류의 로봇은 현실에서 꿀벌, 딱정벌레, 잠자리 같은 곤충에 인공제어 장치를 삽입해 위험지역을 정찰토록 한 사이보그 로봇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곤충에게 초경량 전자기기를 입혀 원하는 대로 조절하는 연구는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미 1960년부터 기획돼 진행돼 왔던 일이다.

이 계획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된 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벌레를 활용한 사이보그 곤충 개발에 뛰어든 2000년부터다.

정찰 임무에 활용할 초소형 드론 개발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기계장치를 초소형화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곤충, 곤충은 눈에 띄어도 의심받지 않고, 뚫기 어려운 지역, 비좁은 장소도 간단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이 연구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이클 마하라비즈 미국 UC버클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딱정벌레를 적합한 모델로 제시했다. 딱정벌레는 단단한 외피로 둘러 싸여 있어 튼튼하고, 어느 정도 몸집이 있어 카메라와 녹음기, 센서 등을 부착할 수 있었다.


이후 곤충을 이용하기 보단 곤충과 흡사한 로봇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초점이 전환됐다.
로보비

지난해 미국 하버드 대학에선 0.1g도 안 되는 초소형 비행로봇 '로보비(RoboBee)'를 개발한 바 있다.

미국 싸이피웍스가 개발한 초미니 드론(Drone, 무인비행기) '포켓 플라이어'는 그 크기가 약 18cm 정도로 작은 문틈이나 창문 사이를 드나들 수 있다. 애당초 첩보용을 고려하고 설계됐다는 얘기가 있다.

이 같은 초미니 드론은 대량 생산이 간단해 전쟁이 일어날 경우, 수 천마리 이상 가동시킬 수 있다. 그러면 수색대를 보내지 않아도 관제실에서 한반도 전체 군 이동을 파악할 수 있다.

초미니 드론 타입의 로봇들은 대부분 은폐를 위해 곤충을 모방하고 있다. '로보비'는 파리를 본 떠 제작됐다.

소형 로봇들이 실제로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선 중앙통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호 간 지형, 목표물 상태 등에 신호를 자유롭게 주고 받고, 처한 상황에서 임무를 완수할 최적의 전략을 알아서 판단해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MIT 인공지능연구실에 따르면 초미니 로봇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분산시스템은 이미 구축 중이며, 실험단계까지 와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도 곤충 로봇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호영·조규진 교수 공동 연구팀은 물 위 소금쟁이가 물의 표면장력을 최대한 이용해 도약하는 방식을 활용한 '수상 도약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이 로봇은 살아있는 소금쟁이처럼 물 위에서 최대 14cm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소금쟁이의 도약 특성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금쟁이처럼 표면 장력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으로 '점프'하는 로봇을 만들어낸 것이다.

연구팀은 수상 도약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재해나 오염지역, 전장에서 대량으로 흩어져 감시와 정찰, 인명 발견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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