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구해줄 로봇은 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5.06.06 06:25

[팝콘 사이언스-80]스케일 커진 재난 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 개봉…재난로봇대회 美서 5~6일 개최

편집자주 |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사진=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멀쩡한 샌프란시스코 지면이 쩍쩍 갈라지고, 고층빌딩이 옆으로 기울어 붕괴되고, 쓰나미가 마을을 집어 삼킨다.

재난 블록버스터 초창기 작품과 비교할 때 극상에서 표현된 재난의 스케일은 나날이 커지는 형국이다. '샌 안드레아스'에선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기존 재난 영화 플롯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나머지 스토리 부재라는 평단의 혹평을 얻는다. 국내시장 공략에 최대 허점을 드러낸 것. 하지만 재난 상황을 실제처럼 연출하려 한 컴퓨터 그래픽(CG)의 디테일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 만 하다. 1300개가 넘는 장면에 시각효과가 동원됐다. 덕분에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이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영화 제목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000km를 가로지르는 단층대를 의미한다. 지난 1906년, 이 장소에선 지진이 발생해 약 14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영화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향후 30년 내 규모 9의 대지진 '빅원'(Big One)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 이론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영화에서 드웨인 존슨은 중량감 있는 연기를 소화한다. LA 소방구조대 헬기 조종사 레이 역을 맡았다. 수 년전 막내 딸을 익사로 잃어 아픔을 갖고 있는 레이, 재난 속에서 관계가 소원해진 아내 엠마(칼라 구기노)와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지진이 멈춰 안도의 한숨을 돌릴 때쯤 바로 뒤에선 15층 높이의 쓰나미가 다가온다. 숨돌릴 틈 없는 액션이 작품 몰입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사진=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굵직한 메시지도 남긴다. '샌 안드레아스'에선 인간이 재난을 예측하기 위해 연구한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했을 때 도망치는 것 외에 딱히 방법이 없다. 이를 통해 인간은 대자연 위에 굴림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美 재난 로봇 대회, 3개 韓대표팀 출전

재난 현장에서 구조대원 레이 대신 인간을 구조할 로봇을 개발해 그 기술력을 뽐내는 대회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 전시장에서 열린다. 'DARPA 로봇공학 챌린지(DRC)' 가 바로 그것이다. 대회명대로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했다.


이번 대회는 2013~2014년 두 차례 예선을 거친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등 각국에서 24개팀이 참여한다. 우승팀은 200만 달러(약 22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DARPA가 이 대회를 기획·운영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1년 터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때문이었다.

당시 방사능이 새어 나오는 위험한 원전 안으로 들어갈 마땅한 방법이 없는 데다 미국에서 공수한 로봇도 제 능력을 발휘 못하자 DARPA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를 계기로 극한 상황에서 사람을 대신할 로봇 개발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됐다.

대회 우승기는 참가 로봇이 차량 운전 및 탈출, 문 열고 진입, 밸브 닫기, 계단 오르기 등 8가지 과제를 60분 안에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수행한 팀에 주어진다. 이 과제는 실제 후쿠시마 원전에 들어가는 상황을 가정해 만든 것이다.

로봇은 무선랜을 통해 원격조정된다. 하지만 대회 중 무선 통신이 끊어지는 상황도 연출된다. 기본 지령을 제외하고는 로봇이 알아서 움직여야만 한다. 따라서 출전 로봇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과제를 이어갈 수 있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다.

국내에선 로보티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 3개팀이 출전한다. KAIST 오준호 교수팀은 지난 2004년에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재난구조에 맞게 개조한 'DRC휴보2'로 우승을 노린다.
(왼쪽부터)휴보, 똘망

본선에서 한국팀에 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미국 아틀라스 로봇, 일본의 에스원 로봇 등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기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휴보는 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를 통해 눈 앞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이는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 무릎 동력도 1.5마력으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높였다. 배터리 용량은 1kWh로 끌어올려 보조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아도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KAIST에 따르면 휴보가 대회에서 8가지 미션을 모두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42초 가량 된다. 이 시간을 30분 안으로 당겨 1등 하는 것이 오 교수의 목표이다. 전체 과정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로봇이 많지 않아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우승기를 쥘 가능성이 현재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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