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수 줄이는 '이것'…2040 남성들 생식기에 가장 많이 쌓였다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5.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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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사진./사진=개티이미지뱅크미세플라스틱 사진./사진=개티이미지뱅크


동물의 고환과 여성의 태반보다 남성의 고환에서 3배 높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이 축적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독성 과학(Toxicological Sciences) 저널은 인간의 고환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이 개보다 3배 많은 수준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16~88세 시신에서 얻은 23개의 생식기를 분석했고, 12가지 유형의 플라스틱 검출 수준을 개의 고환과 비교했다.

동물과 인간에게 가장 많이 나온 플라스틱 종류는 '폴리에틸렌'으로, 이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플라스틱이다. 가볍고 유연해 공업 재료부터 일상 잡화까지 많은 부분에서 사용된다.



해당 연구 공동 저자인 독성학자 매튜 캠펜은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길이가 0.5마이크론 미만이며 폭이 20~200나노미터인 경우가 많다"며 "이것들은 아주 오래된 플라스틱에서 나온 작은 파편, 깨진 조각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며 "우리 몸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있는지 깨닫는 과정이다. 불임과 고환암 등을 유발하는 미세플라스틱 역할을 확인하려면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진행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몸에 축적된 플라스틱이 많을 것이란 연구진들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캠펜은 "생식 능력이 가장 활발한 20~45세 사이에 플라스틱 검출 수치가 높았다가 55세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몸이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인체의 자정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플라스틱에 노출되는 환경이 점차 늘어나면서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 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캠펜은 지난 2월 여성의 태반과 남성의 고환을 비교·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남성의 고환에서 3배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분비 교란 물질인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의 생식 시스템을 방해해 생식기 기형 및 불임과 정자 수 감소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심하면 고환암과 기타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일부 지역에선 지난 50년 동안 최소 50% 정자 수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생활 속에서 인체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려면 스테인리스나 유리 용기를 사용하면 된다. 플라스틱을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에 넣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플라스틱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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