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HLB 회장 "홈런 노렸지만 2루타 그쳐…약효 지적 없어"

머니투데이 박기영 기자 2024.05.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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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HLB 회장이 17일 HLB 본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진양곤 HLB 회장이 17일 HLB 본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기영 기자)


진양곤 HLB (57,300원 ▼3,900 -6.37%) 회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완요구서한(CRL)에 대해 "두개 신약 물질을 한꺼번에 품목허가 받는 이른바 '홈런'을 노렸는데, 2루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진 회장은 17일 오후 HLB 본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FDA가 보낸 CRL에 약효에 대한 지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2루타' 정도는 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HLB는 FDA로부터 이날 새벽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간암 1차 치료제 품목허가 관련 CRL을 받았다. FDA는 항서제약에도 CRL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HLB에 따르면 FDA의 지적 사항은 '실사 제한'과 '제조 공정' 크게 두 가지다. FDA는 임상을 진행한 주요 지역을 확인하는 실사를 여행 제한 문제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여행 불가능 지역은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이라는 점을 들어 해당 국가에서 진행한 임상에 대한 지적으로 HLB는 추측했다.

제조 공정의 경우 리보세라닙이 아닌 캄렐리주맙에 대한 이슈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은 "FDA와 소통 과정에서 항서제약에 몇차례 지적이 있었지만, 항서제약이 그때마다 보완답변을 했고 이에 대해 FDA의 추가 지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해당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는데, 서로 간 이해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FDA의 지적을 보면 제조시설에 대한 지적이 아닌 공정에 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사 제한의 경우 전쟁 중인 곳에 갈 수는 없지만, FDA가 납득할 다른 방법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주주들이 가장 궁금할 것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냐와 재신청에 얼마나 걸릴지 두 가지일 것"이라며 "아직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로 시간 문제를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CRL은 FDA가 품목 허가를 위해 의약품 허가 신청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경우 보내는 공문이다. 회사는 CRL 수령 후 지적 사항을 수정 보완한 뒤 다시 서류를 제출하고, FDA는 최장 6개월 이내에 다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특히 HLB는 제조 공정 관련 지적은 항서제약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항서제약은 매출 1조원이 넘는 대형제약사인 만큼 공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최대한 빨리 해결할 것이란 해석이다.

진 회장은 "저는 40대와 50대를 리보세라닙에 모두 바쳤다"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는 대한 지적은 달게 받겠지만 회사가 느끼는 참담함과 임직원의 노력은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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