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있는 포수" 적장-대선배-ML 해설자 모두 극찬세례, 그런데 본인만 "아직 제대로 된 주전 아냐"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5.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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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포수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 포수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KBO 리그 현 시점 20대 포수 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김형준(25). 야구계에서 칭찬이 자자한 가운데, 정작 본인만은 덤덤하다.

'리빙 레전드' 포수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형준을 향해 "NC에는 좋은 포수가 있지 않나"라고 운을 띄웠다.



강민호는 "(김형준은) 굉장히 좋은 포수 같다.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정말 좋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은 국가대표 포수의 세대교체가 아니라 이미 주전을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좋은 메커니즘을 가진 선수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 중에도 김형준과 가끔 이야기를 나눈다는 강민호는 "한 번씩 말을 해주지만, 잔부상이 있는 것 같더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김형준에게) '그 부상 관리만 잘한다면 너는 앞으로 큰 돈을 벌고 좋은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다. 몸 관리만 잘해라'는 말을 해준다"고 밝혔다.



강민호는 같은 팀의 이병헌(25)을 비롯해 김형준과 한준수(25·KIA 타이거즈) 등 젊은 포수들에게 "커리어는 이제 앞으로 쌓아가면 되는 거다. 두려움 없이 그냥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며 조언을 남겼다.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에 대한 칭찬은 강민호만 한 것이 아니었다. 이강철(58) KT 위즈 감독은 1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전 시리즈에서 만났던 김형준에 대해 언급했다. 이 감독은 김형준의 송구 강도를 언급하며 "진짜 좋다"며 "정말 멋있는 포수다. 높은 볼은 높은 볼대로, 옆쪽 공은 그것대로 던진다"고 말했다.

과거 NC의 외국인 타자이자 현재 메이저리그 해설자로 일하고 있는 재비어 스크럭스(37)는 지난 3월 한국 방문 당시 NC에서 눈여겨본 선수로 김형준을 언급했다. 2018시즌 함께 뛰었던 김형준에 대해 스크럭스는 "그때 처음 봤고, 지금 국가대표팀에서 보면서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이렇듯 김형준은 리그에서 인정받는 포수로 성장하고 있다. 13일 기준 올 시즌 그는 33경기에 출전, 타율 0.243(111타수 27안타), 8홈런 22타점 18득점, 출루율 0.364 장타율 0.495, OPS 0.859의 타격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포수 중에서 OPS는 양의지(두산, 0.898)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은 가장 많이 치고 있다.

수비에서도 도루저지율 33.3%(27회 시도, 9회 저지)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NC는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1위(3.75)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김형준의 안정적인 리드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렇게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하기만 하다. 최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김형준은 "간간히 장타는 나오고 있어서 다행이다. 팀이 최근 안 좋다 보니 그게 제일 걱정이다"고 말했다.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형준은 "아직 제대로 된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많은 기회를 주시는데 거기에 보답하려고 초반에 욕심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좋지 않았다"며 "감독님도 '그러지 않아도 된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해주셔서 순항 중이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포수 중 상위권의 공격지표에 대해서도 김형준은 "아직 초반이라 그런 것을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방망이도 잘 쳐야겠지만, 기본적인 수비를 더 신경쓰려고 한다"고도 말했다.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그래도 이렇게 생산력 높은 타격을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김형준은 "원래는 공이 보이면 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홈런이 많은 스타일이라 쉬운 볼을 안 주더라"며 "그런 걸 생각하다 보니 볼넷도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말리다 보면 삼진도 많이 나온다"고 걱정했다. 그는 "(삼진이 많아도) 홈런이 나오면 괜찮은데, 안 나오면 안 좋아진다. 필요할 때는 팀배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해서 상황마다 잘하려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강인권(52) NC 감독은 포수 출신답게 포수들에게는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김형준은 "경기 상황에 대해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윤수강 배터리코치는 "지나간 것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다가올 상황에 대비하자"는 메시지를 줬다고 한다. 김형준은 "잘못된 선택으로 팀이 질 수도 있어서 신경쓰이고 후회도 된다"면서 "그런 걸 줄여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준(왼쪽).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형준(왼쪽).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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