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이 'EV9'을 타는 것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을 하는 SK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 외에 SK엔무브(윤활유), SKIET(분리막), SK지오센트릭(석유화학) 등을 자회사로 둔 SK그룹 주력사다. 큰 틀에서 '정유'라는 캐시카우를 발판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올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SK온의 시장 내 존재감도 뼈아프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7.3GWh로 전년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박 사장은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임직원들과 가진 릴레이 워크숍에서 "최근 전기차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기차로의 트렌드는 바뀌지 않을 예정된 미래다", "기업 경영은 2~3년이 아니라 5~10년 앞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전략적 방향성은 맞다는 확신이 있다",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를 10여년이 넘게 고투한 끝에 이뤄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배터리 사업에 대입하면 SK온뿐만 아니라, SKIET와 같은 소재 사업도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K온과 SKIET 사명을 직접 언급하며 "마라톤으로 치면 35㎞ 지점쯤에서 오르막을 마주하고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며 "다른 경쟁자들도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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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온은 올 하반기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당초 올해 연간 흑자를 달성하고, 2026년 IPO(기업공개)를 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조정을 했다. 올 상반기는 5000억~6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아직 연간 흑자전환 목표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차질없이 IPO를 하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IPO가 늦어질수록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은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배터리 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비친 만큼, SK온의 실적 개선 IPO 성공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1) = 기아는 오는 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EV 트렌드 코리아 2024’에 참가해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의 경험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기아 전시관에 전시된 EV9. (기아 제공) 2024.3.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