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 학대" 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넣은 간병인…항소했다 형량 늘어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5.0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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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환자의 항문 안에서 발견된 배변매트 조각 /사진=뉴스1(독자 제공) 파킨슨 환자의 항문 안에서 발견된 배변매트 조각 /사진=뉴스1(독자 제공)


거동 못 하는 뇌병변 환자 항문에 위생 패드를 여러 차례 집어넣어 다치게 한 60대 간병인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가 형량이 늘었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인천지법 형사항소2-3부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간병인 A(69)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요양병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병원장 B(57)씨에 대해서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동과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피해자 상태를 이용해 비인간적이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학대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간병인 팀장이던 그의 지위를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장폐색 등으로 인해 심한 합병증도 생길 수 있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충격과 고통을 겪은 점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A씨 1차 범행이 대체 간병인 등에 의해 발각됐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추가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4월~5월 인천시 남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뇌병변장애을 앓고 있던 환자 C(65)씨 항문에 25cm 크기의 배변 위생 패드 조각을 10여차례 집어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범행은 C씨가 지난해 5월 4일 폐렴 증상으로 대학병원으로 전원 돼 치료받다가, C씨 딸이 항문에서 배변 위생 패드 조각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패드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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