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마침내 KBO 100승, 6593일 만에 해냈다! SSG에 8-2 승... 노시환은 만루포+호수비로 특급도우미 [대전 현장리뷰]

스타뉴스 대전=김동윤 기자 2024.04.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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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미소 짓고 있다. 한화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미소 짓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30일 대전 SSG전 3회말 2사 만루에서 좌월 홈런을 치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30일 대전 SSG전 3회말 2사 만루에서 좌월 홈런을 치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괴물' 류현진(37)이 2전 3기 끝에 마침내 KBO 리그 통산 100승 금자탑을 쌓았다.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에서 KBO 리그 첫 승을 거둔 이후 6593일 만에 100승에 도달했다. 홈런왕 노시환(24·이상 한화 이글스)이 만루 홈런 포함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공·수에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총 1만 2000명 입장)에서 SSG 랜더스에 8-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는 13승 19패를 기록, 8위를 유지했다. 연승에 실패한 SSG는 17승 1무 14패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날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는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만원 관중이 모였다. 지난해 10월 16일 롯데와 정규 리그 마지막 홈 경기부터 이어진 홈 16경기 연속 매진이다.

만원 관중 앞에 선발 투수로 나선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2승(3패)이자 KBO 리그 통산 100승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6이닝 무실점)에서 시즌 첫 승 및 통산 99승째를 달성한 후 3번의 도전만에 나온 감격의 100승이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졸업 후 2006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2006년 데뷔해 2013년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KBO 리그에서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 간 활약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8년 170억 원의 KBO 리그 역대 최고 계약을 맺고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하지만 100승까진 다소 시간이 걸렸다.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는 3⅔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4월 24일 수원 KT전에서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분통을 터트리며 5이닝 7실점(5자책점)으로 3패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층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도 ABS의 볼 판정에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면서도 끝내 웃음으로 넘기며, 6회까지 103구(직구 52구, 체인지업 20구, 커브 18구, 커터 13구) 역투를 보여줬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 평균은 145㎞가 나왔다.

3루수 노시환은 그야말로 공·수에서 류현진 100승을 돕는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타석에서는 2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2볼넷 1득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5회초 병살타를 비롯해 수 차례 좋은 수비로 류현진의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도왔다.


한편 SSG 선발 이기순은 2회까지 노히트로 호투했으나, 노시환을 피하지 못하면서 2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추신수와 박지환이 각각 멀티히트로 체면치레했다.

30일 한화와 SSG의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만원 관중이 모였다. 30일 한화와 SSG의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만원 관중이 모였다.
한화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는 최인호(좌익수)-이진영(중견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안치홍(지명타자)-황영묵(유격수)-이재원(포수)-이도윤(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류현진.

이에 맞선 SSG는 최지훈(중견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고명준(1루수)-이지영(포수)-박지환(2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은 이기순.

류현진은 경기 초반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직구와 커브를 주로 활용해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최지훈을 유격수 뜬 공, 추신수에게는 바깥쪽 시속 144㎞ 직구로 던져 헛스윙을 끌어냈다. 삼진이었다. 통산 피안타율 0.362의 천적 최정에게만 볼 배합을 다르게 했다. 초구 커터로 헛스윙을 끌어낸 류현진은 좋은 공을 주지 않았고 결국 최정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한유섬에게는 직구만 두 차례 던져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2회에는 류현진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도윤이 박성한의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1사 1루가 됐다. 류현진은 고명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이지영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박지환이 때린 타구가 류현진의 발을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성한이 홈을 밟으면서 류현진은 첫 실점 했다. 3루수 노시환이 어떻게든 1루로 송구해 아웃을 노렸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이재원이 박지환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2회가 끝났다. SSG의 1-0 리드.

수비 도움을 받은 3회초였다. 류현진은 3회 초 1사 1루서 류현진의 초구 체인지업을 건드린 최정의 땅볼 타구를 황영묵이 잡아 2루로 송구, 선행주자 추신수가 잡혔다. 비디오판독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유섬의 땅볼 타구는 2루수 이도윤이 몸을 날려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공 11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화 노시환이 30일 대전 SSG전 3회말 2사 만루에서 좌월 홈런을 치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30일 대전 SSG전 3회말 2사 만루에서 좌월 홈런을 치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30일 대전 SSG전 4회초 2사 1, 2루에서 몸을 날려 3루 베이스를 찍고 2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키고 있다. 한화 노시환이 30일 대전 SSG전 4회초 2사 1, 2루에서 몸을 날려 3루 베이스를 찍고 2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키고 있다.
2회까지 이기순에게 노히트를 당하고 있던 한화는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3회말 1사에서 이도윤, 이진영, 페라자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노시환이 타석에 섰다. 노시환은 몸쪽으로 파고드는 이기순의 4구째 시속 123㎞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10m의 좌월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개인 두 번째 만루홈런.

100승 도전에 나선 류현진에게 가장 큰 위기는 4회였다. 선두타자 에레디아가 절묘한 번트로 안타를 만들었고 박성한이 류현진의 5구째 커터(시속 137㎞)를 공략해 무사 1, 2루가 됐다. 고명준의 땅볼로 에레디아가 3루로 향했고 이지영이 류현진의 초구를 중견수 쪽으로 보내 에레디아가 홈을 밟았다. 류현진은 박지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또 한 번 2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최지훈의 땅볼 타구를 3루수 노시환이 잡아 자세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베이스를 터치하는 허슬 플레이로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 입장에서 아쉬운 볼 판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류현진은 5회초 1사 2루에서 한유섬에게 2S3B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뚝 떨어지는 시속 116㎞ 커브를 던졌다. 하지만 이 공은 볼로 판정받았고 한유섬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류현진은 ABS의 판정에 당황하면서도 웃음으로 넘겨 지난 24일 수원 KT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3루수 노시환이 에레디아의 땅볼 타구를 잡아 3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던져 병살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화 류현진(왼쪽)이 30일 대전 SSG전 4회초 2사 1, 2루에서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보여준 노시환을 미소와 함께 반기고 있다. 한화 류현진(왼쪽)이 30일 대전 SSG전 4회초 2사 1, 2루에서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보여준 노시환을 미소와 함께 반기고 있다.
6회에는 고명준의 타석이 류현진 입장에서 아쉬웠다. 류현진은 주자 없이 1사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고명준에게 커브와 커터로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낮게 꽂힌 3구째 직구(시속 145㎞)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판정 받았고 5구째 시속 113㎞ 커브마저 볼이 되면서 풀카운트가 됐다. 이조차도 웃어 넘긴 류현진은 고명준을 2루 땅볼, 이지영을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완성했다.

한화 타선은 경기 후반 대폭발하며 류현진을 화끈하게 지원했다. 7회말 바뀐 투수 한두솔을 상대로 선두타자 이도윤이 절묘한 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최인호가 우전 안타를 쳤고 페라자가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SSG 벤치는 1사 2, 3루 위기에서 고효준을 올려보냈고 노시환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고효준은 채은성을 삼진으로 잡는 데 성공했지만, 안치홍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점수 차는 2-8로 크게 벌어졌다.

SSG 타선이 이민우(1이닝)-김규연(1이닝)-장지수(1이닝)로 이어지는 한화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류현진의 KBO 리그 통산 100승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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