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
29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LS에코에너지 (30,500원 ▼600 -1.93%)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30%·6250원)까지 오른 2만7150원에 거래됐다. 베트남 내 1위 전력케이블 생산업체인 LS에코에너지는 전력설비 관련주로 묶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5~10년 이상 전력설비 산업의 장기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전선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 증가, 리쇼어링(해외에 나간 기업이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변압기와 전선의 70% 정도가 설치된 지 25년 이상 된 노후 설비로 고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에 따라 미국 내 중국산 변압기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한국산 비중은 늘어나면서 한국 전력설비 기업들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력기기 사이클이 과거와 달리 장기화가 전망되는 이유는 막대한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하는 3대 분야(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에서 글로벌 경쟁 확대가 향후 수 년간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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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설비 업종 내 대장주로 꼽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 주가는 25만500원, 시가총액은 9조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00% 이상 올랐다. 2022년초와 비교하면 12.5배 가량 상승했다. LS ELECTRIC 역시 올해 137.3% 올랐다.
이날 급등한 종목들은 전력설비 안에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특징이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해 1년 동안 186.69% 급등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날까지 보합권으로 부진했다. 제룡산업도 전날까지 올해 주가 상승률은 41%에 그쳤다. 대원전선의 올해 1~3월 주가 상승률은 26.53%였는데 4월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전력설비 업종이 매력적이라고 본다. 10년 이상 장기 호황이라는 점에서 실적 기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S에코에너지는 올해 말부터 약 120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을 싱가포르 전력청에 공급하고 덴마크 에너지 공기업 에네르기넷에는 이번달부터 3년 간 3051만달러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동사의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력설비 내 최선호주로 LS ELECTRIC,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을 제시했고 소수 커버 종목으로는 LS에코에너지를 추천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초부터 시작된 전력기기 산업의 초호황이 예년보다 훨씬 강하고 길어질 것"이라며 "LS ELECTRIC 등 3사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의 시가총액이 10조원을 간다고 해도 비싸다 말하기 어렵다"며 "업황의 피크아웃(고점통과)이 보이는 시점까지 미래의 가치를 끊임없이 당겨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