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 시대…코딩 부담 덜어주는 로우코드는 '지름길'

머니투데이 박상혁 기자 2024.04.29 15:04
글자크기
베노 베우팅 코디스 스위트 대표가 지난 25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 특별세션에서 특별강연을 하는 모습./사진=김휘선베노 베우팅 코디스 스위트 대표가 지난 25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 특별세션에서 특별강연을 하는 모습./사진=김휘선


"코딩 없이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는 세상이 온다"

베노 베우팅 코디스 스위트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 특별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를 가능하게 한 기술로 '로우코드'(Low-code)를 꼽았다. 과거엔 I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복잡한 C언어를 사용해 코딩해야 했다. 하지만 로우코드 기술은 이 과정을 최소화한다. 코딩에 대한 지식 없이도 '드래그 앤드 드롭(마우스로 클릭해 끌고 오기)'을 통해 소프트웨어 상당 부분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우코드는 기계를 작동하는 OT(운영 기술)에도 사용된다. 입력된 코딩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에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손쉽게 다양한 동작을 도입할 수 있다.

베우팅 대표는 강연에서 "로우코드 기술로 누구나 아이디어나 상상력을 가지고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다며 "AI(인공지능)가 더 발전하면 사용자가 입력한 요구 사항 등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코드를 생성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기계에 새로운 동장을 입혀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별강연 후 인터뷰를 통해 만난 베우팅 대표는 로우코드 기술이 언제부터 주목을 받았냐는 질문에 "지난 2021년쯤 IT(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서서히 그 중요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최근엔 아웃시스템즈나 멘딕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파워앱스 등에서 로우코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우코드는 전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산업 전반에 수요도는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인 가트너(Gartner)는 2023년 전 세계 로우코드 시장 규모를 2022년 대비 19.6% 증가한 269억 달러(한화 약 37조 700억 원)로 추산했다. 또 2026년에는 외부 개발자 80% 이상이 로우코드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우팅 대표는 로우코드의 활용 가치에 대한 질문에 "로우코드는 어려운 코딩 작업을 쉽게 만들어주는 '지름길'과 같다"며 "과거엔 홈페이지 하나를 만들려면 △발주 △홈페이지 코딩 제작 △완료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로우코드를 사용하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나만의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우코드는 홈페이지나 앱 개발 외에도 비효율적인 구식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기능도 수행하는데, 일례로 한 공장에서 사용하던 구식 MES(작업 현장 정보 제공 시스템)을 로우코드로 손쉽게 업데이트해 생산성을 높인 경우도 있다"며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 제작 외에도 최근 실제 제품 등을 생산하거나 운영하는 OT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고, 로우코드가 IT와 OT에 모두 적용된다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로우코드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모습에 대한 질문에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경쟁력 격차가 다소 줄어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베우팅 대표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은 개발자들을 손쉽게 고용할 수 있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러지 못했다"며 "하지만 로우코드가 확산하면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코딩 수준이 상대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이전에 누리지 못했던 코딩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코딩에 들이는 돈과 시간을 아끼고 혁신에 전념한다면 기업 규모가 작더라도 큰 기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로우코드의 발전으로 인한 기존 개발자들의 대규모 실직 가능성과 우려에 대해서는 "과한 걱정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코드는 개발자의 손에서 탄생할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 공장이 조립은 기계가 하지만 최종 관리는 사람이 하듯, 개발자의 수요는 로우코드의 발전과 상관없이 꾸준히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