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충돌 후 지지율 회복"...추락하던 네타냐후 기사회생하나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4.04.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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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두려웠지만, 이스라엘 총리 최고의 일주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율이 이란과 충돌 이후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AFPBBNews=뉴스1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율이 이란과 충돌 이후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AFPBBNews=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율이 이란과 충돌 이후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며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던 이스라엘 총리가 기사회생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연립정부 지지율이 여전히 야당보다는 낮지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직후와 비교해 격차가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지지율도 37%로 소폭 상승해 라이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와 차이가 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이란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다.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이란에 맞설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강조해왔는데, 이번에 이란과 직접 공격을 주고 받는 상황이 벌어지자 그의 이미지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란과 충돌하면서 하마스와의 전쟁 장기화 등 부정적인 인식이 다소 상쇄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총리 퇴진, 조기 총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뉴시스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총리 퇴진, 조기 총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뉴시스
해외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란과 전쟁을 일으켰다는 비난이 나오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선 그가 전면전을 피하면서 이란을 저지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대응했다는 인식이 더 크다고 NYT는 봤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기를 집필하는 마잘 무알렘 작가는 "이번 주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겐 최고의 일주일이었다"며 "핵무기를 가졌을 지 모를 이란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네타냐후의 지지율이 회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사람들은 네타냐후가 큰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정치 라이벌인 간츠 대표가 전시 전략, 가자지구 비전 등과 관련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네타냐후 총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번 하마스와의 전쟁이 승리로 끝나길 원하지만 간츠 역시 아이디어가 없어 네타냐후를 대체할 인물이라는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이 되살아났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가 소속된 리쿠르당과 극우 연정 지지율이 여전히 야당에 뒤지는 데다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날도 텔아비브에선 수 천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며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총리 퇴진, 조기 총선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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