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돌아 블랙쿠션' 7년간 1위 유지한 '헤라'의 장수 비결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4.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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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1000만개 돌파한 아모레퍼시픽 '헤라 블랙쿠션'

왼쪽부터 송은지 헤라MC팀 과장· 정지은 헤라BM팀 과장·김상윤 아모레퍼시픽 연구소 메이크업2랩 차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왼쪽부터 송은지 헤라MC팀 과장· 정지은 헤라BM팀 과장·김상윤 아모레퍼시픽 연구소 메이크업2랩 차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08년 쿠션 화장품은 뷰티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스펀지처럼 찍어바르는 새로운 방식의 화장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헤라도 2012년 첫 쿠션을 선보였고 이의 완성작으로 출시한 것이 2017년에 론칭한 블랙쿠션이다.

시간이 지나면 유행하는 화장법은 바뀐다. 갓 세수를 하고 나온 것처럼 물기가 도는 물광 메이크업이 유행했다가 한듯 안한듯한 보송보송한 피부 표현이 인기를 끌기도 한다. 유행하는 피부 표현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에서 신상 쿠션을 쏟아냈지만 출시 이후 7년간 국내 구매액 기준 1위는 헤라의 블랙쿠션이었다. '돌고돌아 블랙쿠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블랙쿠션은 7년 동안 인기를 끌며 헤라의 대표 엔진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를 돌파했다. 단일 브랜드 제품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헤라 블랙쿠션 담당자들은 블랙쿠션이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메이크업의 본질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블랙쿠션 1세대 모델부터 최근 출시된 3세대까지 기술 및 연구를 전담한 김상윤 메이크업2랩 차장은 "쿠션이 처음 출시될 당시만 해도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에 중점을 맞춘, 덧바르는 수정 용도의 제품이 많았다"며 "이보다 커버력, 밀착력 등 메이크업 본질 자체에 중점을 두고 출시한 제품이 블랙쿠션"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쿠션이 출시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쿠션은 커버력과 지속력이 약해 파운데이션 후 사용하는 수정 화장용 제품이란 인식이 강했다. 블랙쿠션은 이러한 기존의 인식을 깬 색다른 시도였다. 정지은 헤라BM팀 과장은 "날씨가 습한 태국 고객 조사시 블랙쿠션으로 아침에 화장한 뒤에 수정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파운데이션 못지 않은 지속력과 커버력을 갖췄다는 것이 블랙쿠션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블랙쿠션은 두번의 리뉴얼을 거쳤지만 본질적인 기능인 커버력과 지속력을 고수했다. 송은지 헤라MC팀 과장은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화려한 패키지를 출시하는데 중점을 두기보다 헤라는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며 "3세대까지 진행되는 동안 제품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라팀이 2년여 간의 연구 개발 끝에 최근 출시한 3세대 블랙쿠션은 편안함에 초점을 뒀다. 정 과장은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편안한 옷을 선호하듯 메이크업에서도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커버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스킨케어 기능을 강화해 제품을 발랐을때 편안하고 촉촉함을 줄수 있도록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편안함을 극대화하고 피부표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퍼프도 피부 굴곡에 맞춰 밀착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바꿨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쿠션 화장은 K컬쳐, K뷰티 인기와 함께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파운데이션을 이용해 베이스 메이크업을 하던 외국인들도 점차 편리함이 강점인 쿠션을 찾고 있다. 최근 헤라는 퍼프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을 고려해 브러쉬를 활용해 바르는 새로운 유형의 쿠션도 출시했다.

정 과장은 "해외 젊은층을 중심으로 쿠션에 대한 경험률 높아지는 만큼 향후 쿠션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국내 대표 쿠션 브랜드로서 메이크업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에 따라 진화해가며 동시대 고객과 함께하는 제품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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