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담합' 까보니 KH그룹 계열사 수두룩...과징금 510억·오너 檢 고발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4.04.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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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의 가을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의 가을


강원도개발공사가 알펜시아 리조트를 약 6800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KH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대규모 담합 행위를 벌였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됐다.

이들은 낙찰회사·들러리사를 정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설립했다. 경쟁당국은 이러한 행위에 가담한 6개사에 5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행위를 주도한 배상윤 KH그룹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17일 KH그룹 소속 6개사가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공개입찰에서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10억4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배 회장을 비롯해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알펜시아리조트는 강원도가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한 사계절 복합관광리조트다. 골프장 2개소, 숙박시설 3개소, 워터파크 및 스키장 등으로 구성됐다.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공사의 경영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알펜시아 자산매각을 추진했다. 이후 2020년 10월부터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진행된 4차례 입찰은 유찰됐다. 이어 2021년 3~4월에 진행된 2차례 수의계약도 결렬됐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이후 KH그룹 소속 6개사는 5차 입찰에서 예정가격이 1차 입찰 대비 30% 감액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후 KH필룩스가 설립하는 자회사를 통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낙찰받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021년 4월 말 KH필룩스가 특수목적법인인 KH강원개발을 설립, 낙찰받기로 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KH건설이 SPC인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를 설립, 들러리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또 KH전자는 KH강원개발 지분 30%를 인수하고 입찰보증금을 필룩스와 나눠 대여하는 등 사실상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참여했다. IHQ는 리츠가 들러리로 여하기로 한 사실을 인지하고 KH리츠 지분 100%를 인수한 이후 입찰 서류를 준비하고 입찰보증금을 대여하는 등 합의를 실행했다.

결과적으로 5차 입찰 당일(2021년 6월 18일) 들러리인 KH리츠 측이 예정가격에 근접한 6800억10만원을 써냈다. 이후 낙찰자 측인 KH강원개발 측에 투찰 가격을 공유했다. 이후 KH강원개발은 6800억7000만원에 투찰, 최종 낙찰자가 됐다.

특히 공정위는 배상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 배 회장이 담합행위를 미리 인지했다는 판단에서다. 그가 KH필룩스가 SPC인 KH강원개발을 설립, 낙찰자가 되고 다른 회사들이 들러리 또는 지분참여 등 방식으로 가담하는 과정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지방공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자산의 매각과 관련된 입찰담합을 제재한 건으로 담합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모든 사업자를 제재하고 과징금 납부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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