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흑자' 순항하는 삼성重 …'바다 위 LNG 공장' 히든카드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4.13 06:11
글자크기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독자모델인 'MLF-N'의 모습/사진=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독자모델인 'MLF-N'의 모습/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년만의 흑자를 달성한 이후 회사의 상승세를 견인할 주력 사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1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Petronas)의 FLNG 건조를 위한 강재 절단식을 가졌다. 강재 절단식은 선박 건조를 시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FLNG는 삼성중공업이 2022년 12월 약 2조원 규모로 수주한 물량인데,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이뤄진다. 연간 최대 200만톤의 LNG를 생산토록 설계했고, 2027년 하반기 상업 가동이 목표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YPF가 FLNG 기본설계 입찰제안서를 5개 기업에 보냈다. 여기에는 삼성중공업의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서 제출 기한은 다음달까지다. 삼성중공업이 입찰에 응한다면, 가장 유력한 수주 후보로 손꼽힌다. 명실상부 글로벌 1위 FLNG 제조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주가 이뤄진 7기의 FLNG 중 5기를 삼성중공업이 쓸어담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FLNG의 경우 캐나다 시더(Cedar), 모잠비크 코랄(Coral), 미국 델핀(Delfin) 등 발주가 기대되는 사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기본설계(FEED) 및 제안 단계에 있는 FLNG는 총 22개로, 발주 추이가 이어진다면 실적 기여는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 /사진=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 /사진=삼성중공업
FLNG는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 및 하역까지 할 수 있는 복합 해양플랜트다. '바다 위 LNG 공장'으로도 불린다. 글로벌 LNG 수요가 확대되며 FLNG에 대한 주문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계약금액이 2조원 대에 달할 정도로 크고, 공사 기간 역시 3년 정도로 길어서, 기업 측에 꾸준한 실적과 일거리를 안겨주는 효과도 있다. 이익율 역시 10%대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9년만에 흑자전환한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233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 흑자 폭을 더욱 키워나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올들어서는 연간 수주 목표액(97억 달러)의 39%를 1분기만에 채우는 데 성공했다. LNG 운반선(올해 15척)이 수주 실적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FLNG 역시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타사 대비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차세대 FLNG 개발에 성공하고,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LNG 화물창 형상과 이를 둘러싼 선체를 규격화했고, 화물창 용량을 기본 18만㎥에서 최대 24만5000㎥까지 발주처가 필요한 만큼 손쉽게 늘릴 수 있게 했다. 천연가스 액화 모듈 등 약 5만톤 중량의 상부 플랜트 설비를 밑에서 떠 받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구조로 설계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FLNG에 대한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 1∼2기의 FLNG 수주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