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거침없는 질주'…올 수익률 1등 찍었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4.0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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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분기 자산군별 수익률 추이/그래픽=이지혜2024년 1분기 자산군별 수익률 추이/그래픽=이지혜


올 초부터 증시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주식 시장의 수익률을 앞지르며 주목 받는 곳이 있다. 금, 코코아, 구리 등을 필두로 한 원자재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7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산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곳은 종합 원자재였다. 원자재는 1분기 동안 1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미국 주식 10.2% △선진국 주식 8.6% △한국 주식 3.5% △신흥국 주식 2.5% 순이었다. △글로벌 채권 -1.5% △중국 주식 -1.7% △리츠 -2.9% 등은 같은 기간 하락했다.



개별 주식이나 자산으로 보면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인공지능)·반도체 종목들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전체 자산군을 놓고 보면 원자재 수익률이 모든 자산군을 앞질렀다.

풍부한 유동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원자재 시장에서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에브리싱 랠리를 이끈 건 금, 코코아, 구리 등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2% 하락한 온스당 2307.6달러로 마감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으나 장중 2324.7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코코아 가격도 치솟는다. 같은 날 NYMEX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 상승한 톤(t)당 961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엔 장중 1만324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중국도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을 올리는 구조적 원인이 계속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코아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은 작황 문제로 상당한 시세를 내고 있다"며 "수요도 좋은데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의 증산까지 미뤄지면서 원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에너지, 산업금속 원자재들의 감산 이슈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천연가스 생산자들도 감산 카드를 꺼내 들었고 구리 역시 중국 제련소들이 감산 시작을 예고해서다. 금, 은 등 귀금속 자산에 대해선 장기적 상승 가능성을 예측하며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올해 구리 가격은 t당 8300~97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되는 구간에서 강세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금 가격은 연말까지 온스당 2350달러, 장기적으로 26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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