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저력"…매출 '3조 클럽' 9곳으로 늘었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4.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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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주요 식품사 실적/그래픽=윤선정2023년 주요 식품사 실적/그래픽=윤선정


국내외 신제품 출시 효과와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연 매출 3조원이 넘는 식품사가 늘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즉석밥, 라면 등 가공식품 수요가 되살아 난 것도 실적 견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조 클럽'에 합류한 식품사가 9곳으로 늘면서 연 매출 5조원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식품업계와 각 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 매출 3조원 이상의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식품사는 9개사로 집계됐다. 2021년 CJ제일제당과 대상, 동원F&B 3개사에서 2022년 7개사로 늘어난 뒤로 지난해부터 롯데칠성음료와 CJ프레시웨이도 합류하게 됐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17조8904억원(대한통운 제외)을 거뒀다. 전년 대비 4.7% 감소했지만 식품사업은 매출 11조 2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해외 식품사업의 분기 매출이 국내를 처음으로 앞서며 국내외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에선 지난해 4월 선보인 '고메 소바바치킨'은 출시 8개월 만에 매출 500억원을 넘어섰고 해외에선 비비고 만두와 슈완스의 피자 '레드바론'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업황 부진으로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바이오사업의 매출은 3조4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 감소했다. 대상도 마찬가지로 장류, 신선식품 등 식품사업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소재 부문과 바이오 시장 불황으로 영업이익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대상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6% 감소한 1237억원을 기록했다.

농심도 K-푸드 열풍과 국내 신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출시한 스낵 먹태깡과 빵부장, 신라면 더레드 등은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호실적에 기여했다. 농심은 전년 대비 국내 사업 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신제품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미국법인은 영업이익 131.4%, 중국법인은 411% 상승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에선 견과 매출 신장과 더불어 지난해 무더위로 인한 빙과 사업 매출이 늘었다. 해외 사업 매출은 환율 약세 영향으로 매출 신장이 둔화해 전년 대비 0.7% 늘었지만 인도, 중앙아시아 등에서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이 35% 증가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체 매출 중 글로벌 사업의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글로벌 사업 본부를 개편하는 등 해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거둔 것에 이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음료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 연 매출 9000억원 규모의 필리핀펩시 경영권을 취득해 4분기부터 필리핀펩시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효과가 컸다. 매년 증가하는 제로 탄산음료 매출과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인기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CJ프레시웨이는 고물가 속 단체급식 사업 호조와 식자재 유통 고객 수 확대에 힘입어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오리온과 풀무원도 3조 클럽에 입성할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각각 매출 2조9124억원, 2조9934억원으로 올해 3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식품업계는 올해에도 해외 사업에 주력함과 동시에 수익 구조 개선에도 역량을 투입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도 중요하지만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판관비 효율화 등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에도 방점을 두는 추세"라며 "지금 3조 클럽 중 어디가 5조원을 달성할지도 새롭게 살펴볼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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