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카디 비도 푹 빠졌다?…해외서 '매운 라면' 인기 불붙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4.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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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식품업체 '매운라면' 제품군/그래픽=김다나주요 식품업체 '매운라면' 제품군/그래픽=김다나


한국식 매운 맛이 '글로벌 트렌드(유행)'로 자리잡으면서 K-푸드(한국식 음식) 대표 제품인 '매운 라면'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식품 기업들은 해외에서 매운 라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제조 공장을 증설 하는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매운 라면 시장을 주도 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의 지난해 해외 수출액은 6800억원이다. 삼양식품의 전체 수출액 8093억원의 84% 정도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불닭볶음면 덕분에 삼양식품은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도 기대감이 크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20%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양식품은 1600억원을 투자해 경남 밀양시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수출을 위한 '밀양 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연간 최대 5억6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증권업계는 2025년 불닭볶음면 매출액이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농심도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장 증설에 나선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수출 라면 전용 공장' 건립 가능성을 내비쳤다. 농심은 2007년 이후 17년 동안 국내에서 라면 공장을 증설하지 않았다. 신라면의 해외 수출액은 지난해 71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60% 수준이다.



미국 가수 카다비가 자신의 온라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올린 불닭볶으면 후기 영상 캡쳐./사진=카다비 틱톡.미국 가수 카다비가 자신의 온라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올린 불닭볶으면 후기 영상 캡쳐./사진=카다비 틱톡.
해외에서 한국식 매운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태국, 베트남 음식이 미국·유럽 등에 이미 확산돼 있어 아시아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한층 낮아진 가운데 한국식 매운 라면의 등장으로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경험하기 힘든 자극적인 매운 맛이 음식의 새로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에서 치즈가 유행했던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해외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생적인 온라인 마케팅 효과도 계속된다. 해외 유명인들이 매운 라면 후기를 올리는 등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매운 라면 챌린지(도전기)'는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미국의 유명 여성 래퍼 카디 비(Cardi B)가 불닭볶음면을 먹고 "재미있는 제품"이란 반응을 올렸고, 이 영상으로 '좋아요 300만개' 이상을 받았다.

매운 라면의 인기가 계속 되면서 국내에서는 후발주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달 말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을 출시했다. 매운 정도(스코빌 지수)가 8000SHU 정도로 불닭볶음면(4404SHU)보다 2배 가량 높다. 지난해 농심은 신라면 더 레드(7500SHU), 오뚜기가 '마열라면(5013SHU)'을 선보였고 팔도 '틈새라면 빨개떡(8557)' 등 기존 제품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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