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제재' 비웃는 북한…"올해 정찰위성 더 쏜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4.04.0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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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북한이 올해 군사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겠다고 주장한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현재 위성 발사 관련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이후 모습. / 사진=뉴시스북한이 올해 군사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겠다고 주장한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현재 위성 발사 관련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이후 모습. / 사진=뉴시스


북한이 올해 군사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할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현재 위성 발사 관련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탄도미사일 기술과 유사한 북한의 위성 기술개발 등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은 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 북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을 발사하려는 '임박한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군 당국은 남북한 위성이 50㎞ 거리를 주기적으로 스치고 있는 상황을 어느 정도 위협으로 판단하는지' 묻는 말에 "남북 위성이 상호 위협이 되는진 한 번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찰위성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개발업체 등에서 운용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아직 군에 전력화되진 않았다"고 했다.

北 "우주정복, 올해 정찰위성 여러 개 쏜다"
국내 우주소프트웨어 업체 스페이스맵에 따르면 북한 만리경 1호(MALLIGYONG-1)는 하루 2번씩 서울 등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간다. 현재까지 만리경 1호의 정찰 기능은 수준이 떨어지지만 향후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받아 정찰위성을 추가로 올릴 경우 각종 위협이 예상된다. / 영상=스페이스맵국내 우주소프트웨어 업체 스페이스맵에 따르면 북한 만리경 1호(MALLIGYONG-1)는 하루 2번씩 서울 등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간다. 현재까지 만리경 1호의 정찰 기능은 수준이 떨어지지만 향후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받아 정찰위성을 추가로 올릴 경우 각종 위협이 예상된다. / 영상=스페이스맵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박경수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NATA) 부총국장이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회견을 통해 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을 재차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박 부총국장은 "우주정복 정책의 당면 목표와 전망 목표들을 점령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며 "이를 통해 국가 방위력 강화에서 커다란 진전이 이룩됐으며 올해에도 여러 개의 정찰위성 발사를 예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서 우주산업의 발전은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며 "따라서 우주개발과 그 이용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더욱 증대되고 있다. 실용적인 기상관측위성·지구관측위성·통신위성보유 등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국장은 "우리 당과 정부의 우주개발 정책에 따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지난 10여년간 나라의 우주정복 활동을 줄기차게 견인해왔다"며 "이 기간 인공위성의 다기능화·고성능화가 실현되고 위성 관제·운용과 관련한 많은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된 것을 비롯해 응용기술이 국방건설과 경제건설, 인민생활향상에 도입됐다"고도 했다.

박 부총국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쏴올리는 과업 실행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우려…"北 위성 부분적으로 고성능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주협력 등을 약속하고 있다.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주협력 등을 약속하고 있다.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위성 발사에 나서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전기전자부품 기술이 취약한 북한으로선 고성능 위성 개발에 상당한 제약이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고성능화를 이뤘을 것"이라며 "북한이 제재를 회피해 제3자를 통한 전기전자부품 등의 구매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의 목적과는 무관하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떠한 위성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정찰위성 발사 계획은) 영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국방부와 합참 등 우리 군도 이달 초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할 예정이다. 425 프로젝트 군용 정찰위성 1호는 지난해 12월 고도 약 570㎞에 안착한 이후 현재 궤도 조정 등을 거쳐 551㎞에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남북 정찰위성은 불과 약 50㎞ 거리를 주기적으로 스치고 있다. 정찰위성 1호와 북한 만리경 1호는 고도 551㎞와 496㎞에서 궤도를 돌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50㎞는 위성 간 상호 촬영은 물론 레이저 공격이나 주파수 간섭·교란 등이 가능한 거리다.

현재 북한의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기술 수준은 높지 않지만 북한이 러시아가 보유한 위성 공격용 레이저 무기 기술 등을 이전받아 정찰위성을 추가로 올릴 경우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 등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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