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한 이른바 '베토벤 작전'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ASML 본사가 있는 펠트호번 인근 에인트호번 지역의 도로 및 교통망을 확대하고 전력 공급을 늘리며 기술 및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주택을 건설하는 데 25억유로(약 3조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미키 아드리안센스 네덜란드 경제장관은 "ASML은 우리의 메시이자 팀을 하나로 만드는 스타 플레이어"라고 치켜세웠다. 네덜란드 경제에서 ASML의 역할이 세계 최고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에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단 얘기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회사로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슈퍼을'로 통한다. 네덜란드가 글로벌 반도체 강국으로 거론되는 것 역시 ASML의 후광 덕이다.
또 ASML은 네덜란드 정부가 에인트호번을 기술 허브로 키우기 위한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ASML은 전 세계적으로 4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그중 약 절반이 본사 산업단지에서 근무한다. 펠트호번 인근은 ASML뿐 아니라 필립스 등 다른 기술 기업들이 입주해 네덜란드의 '실리콘 밸리'로 불린다.
ASML은 정부의 이번 지원 결정을 환영했다. ASML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원되는 한 네덜란드에서 확장 계획의 상당 부분을 달성하고자 한다"면서 "의회의 지지를 받는다면 유리한 사업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SML은 "우리에게 남은 결정은 우리가 머물지 여부가 아니라 어디에서 성장할지 여부"라면서 해외 확장을 검토하겠단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