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교량 복구에 2.7조원… "역사상 최대 해양보험 사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3.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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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재건에 20억달러… 연방정부 '계약금' 6000만달러 긴급승인
보험업계, 재건 비용에 영업보상 더해 최대 40억달러 보상금 예측

28일(현지시간)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화물 컨테이너 선 ‘달리’와 충돌 사고로 폭삭 무너진 모습을 주민들이 망원경으로 보고 있다./AFPBBNews=뉴스128일(현지시간)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화물 컨테이너 선 ‘달리’와 충돌 사고로 폭삭 무너진 모습을 주민들이 망원경으로 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붕괴한 미국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를 재건하는데만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가 소요될 전망이다. 보험업계가 지급할 손실액도 40억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 해양보험 청구 사건이 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당국과 현지 언론 등을 종합하면 볼티모어 항구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의 잔해를 제거하고 고장난 선박 '달리호' 인양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연방 정부는 교량 재건 자금으로 6000억달러를 이날 긴급 승인했다. 메릴랜드 주 정부가 긴급 수리, 교량 설계 및 재건축 작업을 시작하기 위한 초기 계약금으로 쓸 예정이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성명에서 "오늘 우리가 발표하는 연방 긴급 자금은 메릴랜드가 긴급 작업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복구 및 재건 노력이 진행됨에 따라 추가 자원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정부가 다리 재건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무너트린 대형 화물선 '달리'가 다리 구조물에 걸려 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다리를 복구하고 항구를 재개방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확실하게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밝혀 볼티모어 항구 가동 중단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로이터=뉴스1지난 27일(현지시각)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무너트린 대형 화물선 '달리'가 다리 구조물에 걸려 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다리를 복구하고 항구를 재개방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확실하게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밝혀 볼티모어 항구 가동 중단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로이터=뉴스1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 관리들은 메릴랜드 의원들에게 2.6㎞ 길이의 프랙시스 스콘 키 다리를 재건하는데 청소 비용을 포함해 최소 2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에 따라 보험업계가 이번 교량 붕괴로 인한 손실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량 손상 복구 비용은 물론이고 항구 운영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까지 추산한 금액이다.



모닝스타 DBRS의 분석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구 운영이 얼마나 오래 중단되고 항구의 업무 중단 보장 계약 범위에 따라 보험 보상액이 20억~4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런던 보험회사 로이드의 존 닐 사장은 이날 이번 사건이 2012년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Costa Concordia)호 추락 사고(약 15억달러)를 넘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보험 청구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닐 사장은 보험사들이 어디에 책임이 있는지 수년간 기다리기보다는 "그냥 (보상을) 진행"하고 교량 붕괴에 대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호와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 모두 보험에 가입돼있고 항만 당국도 보험에 가입돼있다. 다행히 선주인 달리호가 가입한 보험은 여러 재보험사에 연동돼있어 특정 회사가 파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Francis Scott Key Bridge)가 무너져 물에 잠긴 모습./로이터=뉴스1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Francis Scott Key Bridge)가 무너져 물에 잠긴 모습./로이터=뉴스1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6명 중 4명의 시신은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 실종자 2명의 시신만 수습된 가운데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해선 붕괴된 다리의 잔해를 먼저 치워야 한다. 메릴랜드주 경찰청장 롤랜드 버틀러 주니어는 "물 속에 차량이 있지만 교량 상부구조, 콘크리트, 철근 등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국은 이날 최대 1000t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미 동부 해안 내 최대 규모의 대형 크레인들을 대규모 바지선에 실어 사고현장으로 옮겼다. 잔해를 제거하고 항구 운영을 재개할 수 있게 달리호 위로 무너진 트러스(부재가 휘지 않게 접합점을 핀으로 연결한 교량의 골조 구조)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편 지난 26일 새벽 싱가포르 선적 달리호가 스리랑카로 출발하던 도중 추진력을 잃고 프란시스 스콧 키 다리와 충돌했다. 구조물 전체가 붕괴돼 6명이 사망하고 볼티모어 항구가 폐쇄됐다. 이번 사고는 국립교통안전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볼티모어 항구는 지난해 기준 처리량이 미국 내 9위인 주요 수출입항이다. 화물 물류에 지장이 생겨 노동자의 대량 실직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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