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축구협회(VFF)는 지난 26일(한국시간) 트루시에 감독과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VFF는 "트루시에 감독이 베트남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의 높은 책임감과 전문성을 인정하며 행복을 기원한다"며 "협회도 팬들의 기대에 도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트루시에 감독의 경질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연달아 패한 것이 결정적이다. 앞서 베트남은 26일 인도네시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 4차전에서 0-3으로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직전 3차전 0-1 패배에 이어 인도네시아전 2연패다.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9패를 당할 정도로 성적은 참담했다.
현재 베트남은 F조에서 1승3패(승점 3) 3위로 쳐졌다. 이라크가 4승(승점 12)으로 선두,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2승1무1패(승점 7)로 2위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최종 3차 예선에 오르는데 2차 예선에서 부진이 거듭되자 결국 베트남축구협회는 트루시에 감독을 경질했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늘어 아시아 본선 진출권도 4.5장에서 8.5장으로 많아졌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이 아시아 최종예선에 올랐던 만큼 베트남 국민은 이번엔 월드컵 최초 진출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은 고사하고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베트남은 남은 필리핀, 이라크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역전 2위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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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월 AFF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베트남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VFF는 2019년 베트남 18세 이하(U-18) 대표팀을 지휘한 바 있는 트루시에 감독을 대표팀 자리에 앉혔다. 2000년대 일본을 이끌며 준수한 성적을 낸 것 외에도 남아공, 나이지리아, 카타르에서 지도자를 지낸 경험을 믿었다. 하지만 트루시에 체제에서 베트남 축구는 '박항서 이전'으로 돌아갔다.
'베트남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베트남 원정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 나쁜 기록이었지만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바로 오늘이었다. 마침내 기록이 깨졌다"고 기뻐했다.
이어 "경기 내용도 굉장히 여유로웠다. 반면 베트남은 지난 경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 적지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싸웠고 승리했다. 운 좋게도 기록도 경신했다"며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