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진하다는데…LG전자가 '충전기' 베팅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3.2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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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최근 'EV트렌드코리아'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사진=LG전자. LG전자가 최근 'EV트렌드코리아'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사진=LG전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을 핵심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지만 중장기 전망이 밝고 현재도 운행 전기차 대비 충전기 보급은 크게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5년 내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모습이고,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사업이 초기 단계라 매출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그럼에도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사업 매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수요 확대'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운행 전기차 수와 설치된 충전기 수의 적정 비율을 4대 1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는 미국은 현재 비율이 17대 1이라 충전기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LG전자가 지난 1월 미국 텍사스주 소재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 가동을 시작한 것도 이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전기차 및 충전기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2032년까지 생산되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컨설팅 업체 롤랜드버거(Roland Berger)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이 2030년 1860억 달러(약 2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타사 대비 경쟁력'도 강조한다. 자사 제품·서비스·네트워크로 전기차 충전기 이용자의 주요 불만인 잦은 고장, 늦은 유지보수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 등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협력할 수 있는 LG 그룹 계열사가 많은 것도 강점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목표다.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7일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과 관련해 "(미국 외에도)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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