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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4.03.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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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다섯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국토교통부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다섯번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국토교통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동지역 최대 전시회인 '사우디 리야드 건축 박람회'(BIG 5 Construct Saudi)가 열렸다. 이른바 '중동판 CES'라 불리는 이 행사에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미국, 영국 등 47개국(1300여 개사)이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였다.

최근 사우디는 감산 정책을 통해 고유가를 유지하는 동시에 여기서 얻는 막대한 이익을 건설산업에 쏟아붓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우디를 필두로 한 중동 건설시장이 매년 5% 이상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사우디 진출 50여 년 만에 50억 달러(한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을 따낸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반도체 라인 하나를 조성하는데 통상 1조5000억~2조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해외건설 수주 여부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이라크를 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주요 건설사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나 터키업체의 단순 저가 경쟁으로 '치킨 게임'의 한가운데 놓여있다.



대형 프로젝트라고 할지라도 이들 국가의 단순 가격 경쟁에 따라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이를 극복한 유일한 해법은 '중동붐'을 일으켰던 기술력밖에 없다.

올해 '머니투데이 해외건설대상'에 올라온 출품작을 보면 건설 강국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 장관상'을 받은 대우건설의 인도 뭄바이 해상교량은 인도 최장(21.8㎞) 해상교량으로, 최대 난코스인 왕복 6차로 해상교량 중 7.8km 본선 및 1개소 IC(인터체인지) 등의 EPC(설계·조달·시공)를 맡았다.

국토부는 이 같은 기술을 토대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를 400억 달러(약 53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333억1000만 달러(약 44조6520억원)보다 많은 수치인데 국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발(發) 건설업계 위기와 함께 인건비·원자재 급등과 같은 고비용 구조 탓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박 장관은 해외건설 관련 타운홀미팅에서 'PPP(투자개발형) 사업 전환'과 '해외 도시개발' 수주 확대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에 맞춰 국토부 차원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강점을 가진 스마트시티 서비스 분야를 선제적으로 메뉴화하고 전략 국가·사업 선정 및 종합 지원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마다 별다른 정부 지원 없이 해외 신도시 개발 사업을 벌였다면 올해는 민관 합동으로 수주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베트남 하남 신도시와 뉴질랜드 주택사업,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등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1호 국가인데다 지난해 국토부 수주지원단과 수도 이전 사업과 관련해 교감을 가졌다. 내년 머니투데이 해외건설대상에서는 해외 도시개발과 스마트시티 등과 관련한 대형 수주 소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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