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를겨"…'설욕전' 김경욱 "충주 발전의 적임자"

머니투데이 충주(충북)=오문영 기자 2024.03.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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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북 충주ⓛ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내가 택시비 깎아주면서 모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 줄 알어? 이번엔 다를거여!"

지난 23일 오후 2시쯤, 충북 충주시 성서동 젊음의거리.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4·10 총선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마주치자 "내가 (김 후보를 위해) 두 팔 걷고 움직이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응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양손으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이번에 한 번 꼭 바꿔봅시다"라며 "누가 한 번이라도 더 뛰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충북 충주 출신으로 충암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9년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교통물류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제2차관을 지낸 '교통·물류' 전문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게 7.3%포인트(P) 차이로 패한 뒤, 이듬해 인천국제공사 시장에 취임했다.



이번 총선에선 당내 3인 경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설욕전에 나서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4선 도전에 나선 이 의원을 공천하면서 4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 후보는 이날 성서동 젊음의거리와 충의동 자유시장 일대 거리인사에 나섰다. 충주를 넘어 충북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장소들인데다 주말 낮이었지만,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성서동 주변 상권이 예전만 해도 지역의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힘든 게 사실"이라며 "시민들의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성서동 젊음의거리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성서동 젊음의거리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실제로 김 후보를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지역 발전을 주문했다. 국토 교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그의 이력이 장점으로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옷 가게에서 쇼핑 중이던 한 어르신은 김 후보에게 "건설 교통 쪽은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 도시재생 사업 좀 제대로 해달라"며 "주차장 몇 곳 짓고 했는데 코로나19(COVID-19) 이후로 유통 구조도 바뀌고 해서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했다. 그러자 옷 가게 주인인 60대 A씨도 "맞다. 여기 지역 좀 살려주셔야 한다"고 동조했다.

다른 한 상인도 "46년째 성서동에서 살고 있는데 공실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다.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당선되셔서 잘 정책을 좀 세워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참 큰 숙제다"라고 반응하며 시민들 목소리에 경청했다. 때로는 "(상권 주변을 지나는) 충주천을 서울의 청계천처럼 이용해 볼 수도 있겠다" "조금씩 건드릴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하며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경험 덕분인지 김 후보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분위기였다. 상인들은 대개 김 후보를 반갑게 맞이했고, 고생한다며 물이나 음료를 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상인은 거리를 지나가던 김 후보를 보더니 가게 문을 활짝 열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김경욱 화이팅!"을 외쳤다. 그는 김 후보에게 다가와 "여론이 지금 반반이래"라며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셔"라고 응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가게 안에 김 후보 명함을 붙여두기도 했다. B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10년 넘게 시장과 국회의원을 국민의힘에서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있는 편"이라며 "여기에 요즘에 경기도 안 좋다 보니 좀 변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고,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 달라질까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행인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사진=오문영 기자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행인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실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충주가 보수 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와 이 의원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CBJ 청주방송 등 충북 언론사 6곳이 지난 17~18일 충주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은 46%, 김 후보 40%의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15.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로 사퇴를 선언한 진보당 후보가 해당 여론조사에서 3% 지지를 받았던 것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접전"이라며 "충주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변화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있고, 20~50대 사이에서 정권 심판 기류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을 열망하는 민심을 정면으로 겨냥해 "충주를 중부내륙의 명실상부한 교통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 충주 편입 △과천-충주 간 민자고속도로 추진 △중부내륙철도 복선화 △제2경부선 철도망 구축 △충북선 철도고속화 사업 조기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충주-서울 50분 시대를 이룰 것"이라며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이 현재 수립중인데 (공약들을) 해당 계획에 반영하고, 고속도로의 경우 적격성 조사 및 투자심의를 원활히 이끌어내겠다. 저는 국토부에서 철도국장·국토정책관·교통물류실장 등 주요 부서를 모두 거쳤다. 대표적인 기획통이자 해결사로 정평 난 이 김경욱이 반드시 추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경제 분야 공약으로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할인율 및 발행 확대 △자영업자 산재보험 도입 △농촌인력공급센터 설치 등을 약속하며 '충주 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충북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유치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청년주택 보급 확대 등을,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국립중원역사문화센터 건립 △국립충주박물관 조기 건립 △충주호 금가권역 생태공원 조성 등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충주는 자연환경과 더불어 문화·역사·예술 등 지역발전을 위한 자원과 기반 요소가 풍부한 도시다. 그럼에도 지난 15년간 충주는 가지고 있는 자원에 비해 이렇다 할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충주를 정체시키고 발전을 이뤄내지 못한 정치세력의 무능을 종식하겠다. 충주 발전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우리 충주 시민 여러분들께서 현명히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역량과 비전을 알리고 충주 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보일 수 있도록 더욱 겸손하게 시민 한분 한분께 다가가겠다"며 "'김경욱을 선택하면, 충주가 달라진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더 진심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충북 충주는?

"이번엔 다를겨"…'설욕전' 김경욱 "충주 발전의 적임자"
충주는 충북권에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충주시·중원군으로 출범한 뒤 1995년 중원군이 충주시에 통합되면서 지금의 명칭이 됐다.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서 치러진 총 11번의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도합 8번의 승리를 거뒀다. 16대(2000년)부터 18대(2008년)까지는 민주당계 정당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배출되기도 했으나, 이후 두 번의 재·보궐을 포함한 5번의 선거에서 잇달아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충주 현역 의원은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으로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직전 21대(2020년) 총선에서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7.34%포인트(p) 차로 제쳤다. 이 의원과 김 후보는 오는 4월 총선에서 4년 만의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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