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끊겼다" 다리 붕괴 직전 '메이데이'…볼티모어 대형 참사 막았다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3.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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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승무원 구조돼, 건설 노동자 6명 실종

[볼티모어=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캇 키 브리지 교각에 선박이 충돌, 다리 일부가 무너져있다. [볼티모어=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렌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캇 키 브리지 교각에 선박이 충돌, 다리 일부가 무너져있다.


싱가포르 선박 '달리(Dali)'가 볼티모어 항구 철교(프란치스 스콧 키 교량)를 충돌해 무너뜨리기 직전 십여분간 전력이 끊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테러인지에 대해 미국 조사당국은 아직까지 확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어떤 이유로 선박의 전력이 소실돼 배가 방향성을 잃었는 지가 핵심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다리에 충돌한 달리호는 사고 직전에 추진력을 잃었다고 보고했고, 관계자들에게는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라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교량 붕괴에 앞서 메이데이 전화가 이뤄졌고 이후 근로자들이 다리로 계속 진입하려는 차량을 막았다"며 "신속한 대응이 더 많은 피해와 생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메이데이(Mayday)는 무선 전송 원격 통신에서 조난 신호로 쓰이는 국제적인 긴급 신호다.

다리에 충돌한 달리호는 948피트(약 289미터) 길이의 컨테이너 화물선이다. 싱가포르 국적 선박인 이 선박은 26일 오전 1시 30분쯤 교량 기둥과 충돌했다. 해양 데이터 플랫폼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달리호는 오전 1시에 볼티모어를 출발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했는데, 출발 30분 만에 어떤 이유에선지 전력을 상실했고 이후 방향성을 잃고 교량 기둥에 충돌해 다리 전체를 무너뜨린 것이다. 하지만 선박에 탑승한 조종사 2명을 포함해 모든 승무원들은 구조됐고 배에는 큰 충격이 없었다고 선주 측은 밝혔다. 메릴랜드 관계자는 승무원들 일부가 아직 배에 있다고 전했다.



당초 선박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교량이 무너지면서 다리 위에서 운행하던 차량 여러 대가 강으로 빠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현지 당국은 8명의 건설 노동자를 제외하고 차량이나 운전자가 희생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 선박 충돌을 사전에 감지하고 당국과 관계자들이 차량 통행을 긴급히 막은 것이다. 강에 빠진 8명 가운데 1명은 건강한 상태로 구조됐고, 1명은 치료 중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주 교통부 장관인 폴 위데펠트(Paul Wiedefeld)는 붕괴 당시 교량의 건설 직원들이 움푹 들어간 곳을 고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 구조와 관련된 어떤 작업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교량 붕괴는 선박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근로자 가운데 6명은 실종상태로 전해졌다. 해안경비대는 여전히 보트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해당 지역을 적극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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