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걸 잡아?' 박찬호 환상 호수비→결승 득점... KIA 2연승 질주, 롯데에 2-1 승 [광주 현장리뷰]

스타뉴스 광주=김동윤 기자 2024.03.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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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찬호(가운데)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루를 훔친 후 심판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KIA 박찬호(가운데)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루를 훔친 후 심판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최형우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KIA 최형우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도루왕 2회 수상 경력의 박찬호(29)가 명성에 걸맞은 빠른 발로 환상적인 호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며 KIA 타이거즈의 2연승을 이끌었다. 맏형 최형우(42)는 시즌 첫 홈런으로 통산 374호를 기록하면서 이대호(42·은퇴)와 함께 KBO리그 역대 홈런 공동 4위에 올랐다.

KIA는 26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7328명 입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2연승을 질주해 리그 1위 자리를 사수했다. 롯데는 개막 3연패에 빠지며 '0승 클럽'의 멤버로 남았다. KIA에서는 박찬호의 공·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리드오프로 나선 박찬호는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수비에서는 '와 이걸 잡나' 싶은 환상적인 호수비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7회초 선두타자 고승민의 타구를 유격수 위치에서 3루 파울 라인 넘어 담장 끝까지 슬라이딩해 파울 플라이 처리했다.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로 출루, 후속 타자들의 안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우익수)-이창진(좌익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양현종. 이에 맞서는 롯데는 황성빈(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정훈(1루수)-김민성(3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2루수)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찰리 반즈.



양 팀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울고 웃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로봇 심판의 묘한 판정이 나왔다.

처음은 2회 말이었다. 1사에서 이우성은 반즈의 초구 체인지업(시속 128㎞)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이창진이 3구 삼진, 김태군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고 서건창 앞에 2사 1, 2루 기회가 찾아왔다. 서건창은 초구 땅바닥으로 향하는 슬라이더와 바깥쪽으로 빠지는 긱구를 잘 골라냈다. 3구째 몸쪽 직구와 4구째 직구를 잘 걷어냈고 5구째 슬라이더가 몸쪽 높게 들어왔다. 육안으로 봤을 때 이 5구째는 서건창의 머리 근처로 날아와 조금 높아 보였다. 하지만 로봇 심판은 스트라이크로 판정했고 그대로 삼진 처리됐다. 이 판정에 서건창은 고개를 갸웃했고 롯데 배터리도 다소 시간을 둔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3회초 바로 반대의 상황이 나왔다. 롯데는 2사에서 레이예스가 좌전 안타, 전준우가 우익선상 2루타로 2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노진혁도 2스트라이크 1볼에서 직구 하나를 쳐낸 뒤 몸쪽 높게 들어오는 커브(시속 113㎞)를 지켜봤다. 이 역시 중계화면상으로는 다소 높아보였으나, 로봇 심판은 스트라이크로 판정해 삼진 처리됐다.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답답한 경기 흐름은 계속됐다. 5회초 롯데는 황성빈와 레이예스의 안타로 2사 1, 3루를 만들었으나, 전준우가 3루 땅볼로 찬물을 끼얹었다. 5회말 KIA는 1사에서 박찬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건 좋았으나, 2루 도루에 실패하고 김도영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순식간에 이닝이 끝났다.

6회에는 한 점씩 주고 받았다. 양현종이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정훈과 김민성에게 연거푸 볼넷을 내준 뒤 임기영과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다. 임기영도 대타로 들어선 나승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서건창의 수비가 아쉬웠다. 박승욱이 친 땅볼 타구를 서건창이 잡았을 때 3루 주자 정훈은 막 반을 지난 시점이어서 충분히 홈 승부가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서건창은 머뭇하더니 홈을 포기하고 1루로 송구해 박승욱을 잡았고 롯데의 선취점이 만들어졌다. 후속 타자 윤동희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더욱 아쉬운 실점이었다.

다행히 KIA에는 최형우가 있었다. 최형우는 반즈의 4구째 슬라이더(시속 130㎞)를 퍼올려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때렸다. 비거리 120m의 시즌 1호포. 최형우는 이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374호를 기록, 해당 부문 4위 이대호(전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반즈는 이후 실점하지 않으면서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양현종이 5⅓이닝(90구)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반면, 반즈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승부처는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8회말이었다. 선두타자 박찬호는 바뀐 투수 구승민의 초구 포크를 통타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박찬호는 김도영의 희생번트로 2루, 구승민의 폭투로 3루까지 향했다. 여기서 소크라테스가 2구째 직구(시속 151㎞)를 받아쳐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적시타를 쳐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IA가 이날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정해영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KIA는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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