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창사 31년 만에 첫 전사적 희망퇴직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4.03.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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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손실 여파로 인력 구조조정...근속 15년 이상 직원 대상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제공=이마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제공=이마


이마트 (64,700원 ▲800 +1.25%)가 1993년 창사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적자(469억 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 풀이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오후 희망퇴직 공고문을 게시했다. 회사 측은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24개월 치 월 급여 상당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원의 생활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마트는 그동안 경영 실적 악화로 폐점을 앞둔 점포에 근무하는 직원만 제한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근로자가 지속 근무를 원하면 인근 점포로 재배치했다.

이마트가 처음으로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영업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건설 계열사의 대규모 적자 여파로 연결 기준 첫 손실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7.4%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실적 반등을 위해 지난해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매장 기능 통합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점포 리뉴얼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직원은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감소했다. 이번 희망퇴직이 반영되면 직원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구체적인 인력 감축 수준은 미리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형마트 1위이자, 국내 오프라인 유통사 중 매출이 가장 많은 이마트가 실적 악화로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으로 구조조정 분위기가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희망퇴직 결정이 지난 8일 그룹 회장직에 오른 정용진 회장이 실적 회복과 지속 경영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는 시장과 고객의 물음에 2024년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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