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원가부담→수익성 하락…"올해 차입부담 더 커질듯"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4.03.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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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주요 건설업체 2023년 잠정실적 분석..높은 원가부담 지속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0.02%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첫째주에 이어 1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0.02%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첫째주에 이어 1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률은 줄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급격히 늘어난 원가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차입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4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의 '주요 건설업체 2023년 잠정실적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대상 16개 건설사의 2023년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8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5%p(포인트) 하락한 2%에 그쳤다.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상승, 높은 인건비, 인플레이션 여파 지속 등 영향이다.



이익이 줄면서 현금흐름 상황도 악화됐다. 신축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분양선수금이 줄어 운전자본부담 등으로 현금부족분을 외부자금에 의존하는 건설사들이 많아졌다. 그 결과 여러 건설사의 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2년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차입금을 크게 늘렸던 롯데건설이 지난해 1조원 이상 차입금을 갚으면서 합산 총차입금은 2022년 22조1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2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합산 부채비율은 2022년 말 대비 5.8%p 상승한 172.2%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이후 주택착공 물량이 크게 줄어, 올해 하반기가 되면 건설업 외형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보고서는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차입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기평은 "건설사들이 올해 미분양에 따른 공사미수금과 관련해 대손 반영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이는 즉각적인 자본감소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2년 하반기부터 부각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건설사의 단기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분양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이로 인한 운전자본부담, 높은 금융비용 등을 감안할 때 건설사의 차입부담은 올해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2000호다.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0월부터 1만호를 웃돌고 있다. 올해 금리가 내리더라도 잠재구매자들이 체감하려면 해를 넘기게 돼, 미분양 리스크는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의 대출 정책 방향성이 규제로 돌아서면서 주택 매수 관망세가 장기화될 경우 준공 후 미분양 현상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건설사 운전자본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한기평 유효등급' 보유 20개 건설사의 미수금은 약 31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5.4% 증가했다. 현재까지의 미수금 증가는 대부분 2023년 기성 확대에 따른 정상적인 증가분이라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다만 한기평은 "2024년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건설사 미수금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산업과 관련, 운전자본부담과 자금조달 등을 통한 유동성 대응능력 확보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일 기준 '한기평 유효등급' 보유 건설사 중 등급전망이 '부정적(Negative)'이거나 등급감시대상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로 부여된 업체는 △롯데건설(A+/N) △신세계건설(A/N) △HDC현대산업개발(A/N) △한신공영(BBB/N) 등 4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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