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포항과 동해안 더비서 짜릿한 1-0 승리! 아타루 결승골+엄원상 퇴장 유도... 개막전 28683명 구름 관중 모였다[울산 현장]

스타뉴스 울산=박건도 기자 2024.03.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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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1라운드 울산HD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에서 아타루가 득점 후 설영우 품에 안겼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1라운드 울산HD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에서 아타루가 득점 후 설영우 품에 안겼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 속에서 홈팀이 리그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울산HD는 1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2024 K리그1 1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0으로 이겼다.

K리그 개막전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공식 집계 28683명이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들 답게 두 팀 관중들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울산은 후반전 아타루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포항은 실점 후 공격 숫자를 늘렸다. 후반 중반부터는 울산이 수비에 치중하는 분위기였다. 포항은 0-1로 밀리던 후반 막바지 수비수 한 명까지 퇴장당하는 악재가 겹쳤다.

수비 숫자를 늘린 울산은 포항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끝에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김민우(왼쪽)가 홍윤상을 막아서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김민우(왼쪽)가 홍윤상을 막아서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24년 3월 1일 울산HD-포항 스틸러스 사전 기자회견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홍명보 울산HD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전 인터뷰에서 두 감독은 개막전에 임하는 포부를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은 "나는 긴장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중요하다"라며 "아직 울산은 완벽한 팀이 아니다. 개막전에서 강팀 포항을 만났다. 선수들이 긴장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의 몸 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 주민규가 포항 경기에서 득점했으면 좋겠다. 몸이 더 좋아졌다. 체지방 관리도 잘 했다. 울산에서 서너 번째로 많이 뛰는 선수가 됐다"라고 평했다.


동해안 더비는 K리그 내 치열한 라이벌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번 맞대결은 각각 K리그1과 FA컵 디펜딩 챔피언의 맞대결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포항은 수준이 있는 팀이다. 까다롭다. 개막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만났다. 팀의 연속성만 봐도 그렇다"라며 "아직 수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지난 두 경기(반포레 고후) 상대는 약했다. 일주일 동안 노력했다. 포항과 경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포항 신임 사령탑으로 온 박태하 감독은 울산전이 세 번째 공식 경기였다. 지난 시즌의 포항과 비교하며 홍명보 감독은 "선수 몇 명이 빠져서 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경기는 상대적이다. 포항이 직선적인 플레이를 잘 하더라. 대비해야 한다"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주장 김기희는 포항전에서 명단 제외됐다. 베테랑 선발로는 황석호와 김영권이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임종은은 동계 훈련도 제대로 못 했다. 포항 경기에 필요한 선수였다. 포항은 조르지와 이호재 등 높이를 활용한 크로스가 위협적인 팀이다. 당장 훈련량이 부족해도 임종은을 넣은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기희는 지난 시즌 경기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교체했다. 어제부터 훈련에 합류했다. 포항전에 뛰기는 어렵다"라고 알렸다.

신입 선수들을 향한 믿음도 강하다. 김민우와 황석호, 고승범이 모두 스타팅에 포함됐다. 홍명보 감독은 "준비된 선수들이다. 울산은 평균 뛴 거리가 많지 않은 팀이었다. 김민우 합류로 기동력이 좋아졌다"라며 "고승범은 지금껏 본 선수 중에 제일 많이 뛰는 것 같다. 효과가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박태하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를 치렀다. 사전 인터뷰에서 박태하 감독은 "아직 포항은 완성이 안 된 팀이다"라며 "경기 결과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수들이 울산전에서 간절함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라이벌 울산과 맞대결에 앞서 박태하 감독은 "전술을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며 "울산은 지난 시즌보다 강화됐다. 경기력도 더 좋더라. 다만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포항보다 부담감이 클 것이다. 냉정하게 포항은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다.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이라고 말했다.

울산 구장 잔디 상황에 대해서는 "일주일 전 영상으로 본 것과는 다르더라. 잔디를 탓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울산은 미드필더가 좋은 팀이다. 잔디가 좋지 않은 게 포항에는 더 낫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던졌다.

지난 시즌 K리그2 청주FC에서 활약한 조르지는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은 아직 기록하지 못했다. 박태하 감독은 "빨리 터지면 좋겠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조르지는 포항에 녹아들고 있다. 팀에 도움이 될 선수다. 스트라이커는 골로 보여줘야 한다. 득점이 터져야 적응 시간이 빨라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후반전 아타루의 한 방! 울산, 동해안 더비서 포항에 1-0 신승

아타루가 득점 후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아타루가 득점 후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개막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를 원톱 공격수로 세웠다. 장시영과 김민우, 아타루, 이규성, 고승범이 중원에 포진했다. 이명재와 설영우가 양 측면 수비수를 맡고 김영권과 황석호가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허용준과 조르지를 전방에 배치했다. 홍윤상, 김륜성, 김준호, 한찬희가 중원에 포진했다. 완델손, 이동희, 아스프로, 박찬용이 포백을 맡는다. 골키퍼 장갑은 황인재가 꼈다.

전반전 양 팀은 팽팽히 맞섰다. 울산이 라인을 높여 짧은 패스를 돌리며 득점을 노렸다. 포항은 수비 간격을 좁혀 울산 공격을 막아냈다.

두 팀 모두 좀처럼 서로를 공략하지 못했다. 조르지는 울산 수비진의 강한 견제에 고전했다. 포항은 미드필더진까지 수비 깊은 곳까지 적극적으로 내려와 울산의 공세를 받아쳤다.

전반 28분 울산이 처음 골망을 갈랐다. 김민우가 빈 골대에 밀어 넣었다. 코너 플래그쪽으로 달려가며 환호했지만, 최종 판정은 오프사이드였다. 비디오 판독(VAR)실에서 확인이 끝났다.

포항도 한 차례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조르지가 강한 왼발 슈팅으로 조현우 오른쪽을 뚫었다. 이마저도 오프사이드였다. 스루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조르지가 울산 최종 수비라인 보다 앞서있었다. 전반 30분 울산은 장시영 대신 엄원상을 투입했다.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전반전이 끝났다.

고승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고승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시작과 함께 포항이 변화를 줬다. 허용준을 빼고 김인성을 넣었다. 포메이션 변화는 없었다.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울산이 공을 오래 가졌다. 포항은 선 수비 후 역습으로 울산의 뒷공간을 노렸다.

K리그 개막전 축포는 울산 미드필더 아타루가 터트렸다. 후반전 홈팀 울산의 선제골이 터졌다. 6분 아타루가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가 그대로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황인재가 몸을 날려봤지만 막기 역부족이었다.

끌려가던 포항은 중앙 미드필더를 교체하며 반격을 꾀했다. 김준호 대신 오베르단이 들어왔다.

포항도 점점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14분 홍윤상의 문전 헤더는 살짝 빗맞으며 조현우 품에 안겼다. 19분 홍윤상의 날카로운 감아차기는 조현우가 몸을 날려 쳐냈다. 홍윤상은 답답한 듯 소리치며 크게 아쉬워했다.

경기장 입장하는 선수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경기장 입장하는 선수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중반부터는 울산이 내려앉았다. 포항은 조르지의 높이를 활용하려 적극적으로 롱볼을 울산 문전에 붙였다. 울산 미드필더들은 조르지가 공을 잡을 때마다 빠르게 에워쌌다. 24분 울산은 조르지의 공을 뺏은 뒤 빠르게 역습으로 이어갔다. 엄원상이 크로스를 올린 걸 주민규가 바이시클 킥으로 때려봤지만, 공은 발에 맞지 않았다.

포항의 공격이 거세졌다. 25분 한찬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울산 수비가 몸으로 막아냈다. 27분 포항은 스트라이커 이호재를 교체 투입했다. 울산은 이동경과 루빅손을 넣으며 받아쳤다.

경기는 점점 치열해졌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자 슈팅 숫자가 늘어났다. 엄원상은 빠른 발을 이용해 포항 측면을 공략했다. 40분 문전으로 빠르게 붙인 크로스는 골키퍼 품에 안겼다. 울산은 센터백 임종은을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꿨다.

후반 막바지 포항이 위기를 맞았다. 44분 아스프로가 엄원상의 돌파를 저지하다 퇴장당했다. 주심은 망설임 없이 뒷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꺼냈다. 아스프로는 고개를 숙인 뒤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는 울산의 1-0 승리로 끝났다.

조르지(왼쪽)를 견제하는 아타루(오른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조르지(왼쪽)를 견제하는 아타루(오른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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